'문진금' 약인가 독인가
'문진금' 약인가 독인가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11.23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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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내년 10% 증가 8억20000만원 … 문화예술계 단비
공연계 관례적 사용 문제 … 각성·현실적 지원체계 필요

충북 문화예술인이나 단체를 지원하는 '2009 충북도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이 발표됐다. 내년 예산은 1억1000만원이 증가한 8억2000만원으로 예술인이나 단체에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도내 예술단체나 예술인에게 창작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이 사업은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연극, 영화, 연예, 국악 및 전통예술, 사진, 건축, 종합예술, 국제교류 등 12개 분야에 사업비를 지원한다. 분야별, 사업별로 사업성격과 규모에 따라 지원 금액이 달리 책정되는데, 개인보다는 단체에 전시 쪽보다는 소요비용이 더 많이 드는 공연분야에 지원금이 더 크다.

김희수 담당자는 "내년 사업비는 개인과 단체 모두 최대 지원 금액을 약간 상향 책정했다"며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상·중·하로 구분해 지원금이 책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대상 선정은 서류심사 및 분야별 심사, 충북도문화예술진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지원금 신청은 12월 8일부터 19일까지다.

예술인이나 예술단체에 창작활동을 지원할 '2009 충북도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이 예년에 비해 10% 이상 증가한 금액은 금융위기와 열악한 지역 문화예술계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창작활동을 돕는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이 사업에 대해 예술인이나 예술단체의 자가진단 또한 필요한 시기다. 창작에 대한 열정보다 관례로 이루어지는 사업비 사용은 오히려 창작에 독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공연부문 문진금 지원사업비는 창작보다는 공연 하나를 무대에 올리는 정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공연계에 문제점으로 대두돼 왔다.

공연 부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모씨는 "문진금에 길들여지면서 예술인들이 사업비에 맞게 소규모 무대로 제작하거나 재탕 삼탕의 공연을 올리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하고 "이는 오히려 공연계에 악순환을 되풀이하며 장기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원 사업으로 인해 대공연 제작이 더 어려워졌다"는 그는 "비록 지원금 자체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예술인들의 뼈를 깎는 각성과 정부의 현실적 지원체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해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종합예술을 보여줘야 하는 공연계에서 창작공연이 만들어지기는 쉽지 않다. 문진금 외에 기업 후원이 전무한 도내 예술기반으로는 관람 수익으로 모든 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연 성공이 가장 어렵다는 충북이고 보면 입장객 수익은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나 다름없다.

따라서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문진금 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창작의 열정을 담아낼 문화기반 조성에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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