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재의 전설
박달재의 전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1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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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끝에서 나누는 충북의 문화이야기
박달·금봉의 이루지못한 애달픈 사랑

영남의 과거도령 박달은 과거급제라는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을 찾아가다 평동 마을의 한농가에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박달도령의 늠름하고 준수 한 태도에 그 집의 딸 금봉이는 그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여자의 유혹을 조심하라는 가훈을 가슴에 지닌 박달도령도 금봉이의 절절하고 연연한 자태에 넋을 잃고 말았으니, 두 사람의 마음이 통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빛이 호젓한 밤 두 청춘남녀는 사랑을 맹세하고 장래를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별이란 말 아래 눈물을 흘려야만 하였고, 정성을 다해 몰래 싸준 도토리묵을 허리춤에 달고 박도령은 눈에 어리는 금봉이의 모습을 애써 눈물로 지워가며 이등령 아흔 아홉 구비를 돌아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한양에 도착한 박달은 모든 일에 뜻이 없고 오로지 자나 깨나 금봉이 생각에 연연한 그리움을 엮어 벽에 걸고 과거를 보았으나 결과는 낙방을 하고 말았습니다. 며칠을 두고 고민했지만 그리움 내키는 대로 평동을 가자니 낙방의 초라한 모습을 금봉이에게 보일 수 없어 가슴만 태우게 됩니다.

한편 박달을 보낸 날부터 성황님께 빌고 빌기를 석달 열흘, 끝내 소식이 없자 금봉이는 아흔 아홉 구비를 그리운 박달의 이름을 부르며 오르고 내리다 마침내 실신해 사랑하는 마음의 한을 안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을 맞게 되었습니다.

금봉이의 장사가 치러지고 사흘째 되는 날 평동에 도착한 박달은 금봉이의 허망한 죽음 앞에서 실의와 허탈감에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뜬 박달의 앞에 금봉이가 애절하게 박달을 부르며 앞으로 지나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앞서가던 금봉이가 고갯마루 정상벼랑에서 박달을 부르며 몸을 솟구치는 순간, 박달은 '금봉아'한 마디를 외치며 금봉이를 잡았으나 이는 허상일 뿐 벼랑에서 떨어져 죽게 되었습니다.

이에 박달재에는 봄이 되면 두 남녀의 이루지 못한 애달픈 사랑을 보여주듯 연붉은 진달래꽃이 아름답게 피고 지고 있습니다.

울고 넘는 박달재의 노랫말

(작사 반야월·작곡 김교성·노래 박재홍)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오 소리쳤오 이 가슴이 터지도록

부엉이 우는산골 나를두고 가는님아

돌아올 기약이나 성황님께 빌고가소

도토리 묵을싸서 허리춤에 달아주며

한사코 우는구나 박달재의 금봉이야

박달재 하늘고개 울고넘는 눈물고개

돌부리 걷어차며 돌아서는 이별길아

도라지 꽃이피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금봉아 불러보나 산울림만 외롭구나.

<자료제공 : 충북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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