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달천의 생태 ⑥ 조류
<26> 달천의 생태 ⑥ 조류
  • 김성식 기자
  • 승인 2008.11.18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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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의 숨결
◈ '달래강의 진객' 까막딱따구리 '달래강의 숨결' 기획 취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까막딱따구리의 발견을 들 수 있다. 취재팀은 특히 달래강 중류인 괴산호 주변서 한꺼번에 무려 4마리의 어미 까막딱따구리를 발견함으로써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사진 왼쪽이 암컷, 오른쪽이 수컷.
희귀 조류 다양… 양호한 생태건강도 확인


까막딱따구리 발견 학술적 큰 의미
수리부엉이·원앙 달래강의 대표종


김성식 생태전문기자(프리랜서)·이상덕기자


달래강(달천)은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2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급)와 까막딱따구리(〃 242호, 〃)의 강'이다. 취재 결과 수리부엉이는 달래강 수계내에서 5쌍밖에 확인되지 않은 희소종으로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이곳에 둥지를 틀고 생태계의 조절자 역할을 해 온 '달래강의 터줏대감'이다.

까막딱따구리 역시 불과 4마리만 발견됐지만 국내 현존 개체수가 워낙 적은 희귀종 중의 희귀종이란 점에서 달래강 수계에서의 발견 자체가 매우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 달천의 터줏대감 수리부엉이 달래강 수계에서 5쌍이 확인된 수리부엉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조절하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 수리부엉이 서식처 5곳 확인

'달래강의 숨결' 기획취재팀이 찾아낸 수리부엉이의 서식처는 모두 5곳이다. 탐문조사와 현지답사를 병행한 결과 보은군 산외면 백석리 속리천 절벽과 괴산군 청천면 금평리 압항천 절벽, 후영리 백로담 절벽, 칠성면 사은리 병풍바위 절벽(괴산호내 산막이 절벽),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 싯계부근 절벽 등지서 둥지와 함께 각 1쌍씩의 수리부엉이가 발견됐다.

주민들이 서식 장소로 알고 있는 청원군 미원면 어암리 쇠바우 절벽과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 삼인리 절벽, 청천면 거봉리 절벽 등지에서는 실물이 확인되지 않았다.

몸길이 약 60∼70cm에 양쪽 날개길이가 무려 1.5m 이상되는 맹금류인 수리부엉이는 최근들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희귀종으로 깊은 산의 암벽과 강가 절벽에 둥지를 틀고 주로 밤에 활동하면서 꿩과 산토끼, 집쥐, 개구리, 뱀, 도마뱀 등을 잡아 먹는다. 생태계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밤의 제왕'으로 불린다.

이번 취재에서는 또 수리부엉이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올빼미(324-1호)와 솔부엉이(324-3호), 쇠부엉이(324-4호), 소쩍새(324-6호) 등도 청원군 미원면 옥화리 일대와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 삼인리 일대,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산막이 일대 등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올빼미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급)이다.

올빼미와 부엉이류는 모두 올빼미과의 야행성 조류이나 올빼미는 머리 위에 뿔처럼 생긴 귀깃이 없는 반면 부엉이류는 귀깃이 있는 것이 다르다. 소쩍새는 귀깃이 있는 소형 부엉이류에 속한다.

이번 취재에서는 올빼미목(올빼미·부엉이류) 외의 다른 맹금류들도 실제 발견되거나 서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달래강 수계가 아직은 '비교적 양호한 생태 건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맹금류도 다른 희귀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갈수록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보호대책 마련이 아쉬운 실정이다.

실물이 확인된 맹금류는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323-2호), 새매(323-4호), 황조롱이(323-8호) 등이며, 주민들의 목격담을 통해 서식 혹은 도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접 확인된 종은 참매(323-1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급)와 검독수리(243-2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급) 등이다. 아마추어 생태연구가인 정대수씨(45) 등 목격자들에 의하면 참매와 검독수리는 주로 겨울철 달래강 중류인 괴산호 주변에 나타나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달래강 최초 까막딱따구리 발견

이번 취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무엇보다도 까막딱따구리의 발견이다. 까막딱따구리는 국내 현존 개체수가 극히 적고 발견 사례도 많지 않아 이미 35년 전인 1973년 4월 천연기념물 242호로 지정된 희귀종으로 환경부에서도 최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중요 유전자원이다.

까막딱따구리가 발견된 곳은 괴산호 주변인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산막이 뒤편 천장봉으로, 이 산의 중간 골짜기인 천장골과 남쪽 능선의 2개 둥지서 각각 1쌍씩 모두 4마리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까막딱따구리가 충북지역서 발견된 것은 1990년 국립공원 속리산서 첫 발견된 이래 18년 동안 4차례에 불과하나 한꺼번에 4마리의 성조(成鳥)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까막딱따구리가 국립공원이 아닌 지역서 발견된 것은 전국적으로도 극히 드문 일로서 학계는 '큰 경사'라며 서둘러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까막딱따구리가 발견된 괴산호 주변은 최근 괴산군이 옛길 정비사업과 산악자전거 전용도로(MTB장) 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어서 환경단체와 학계의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본보 기획취재팀도 까막딱따구리를 비롯한 괴산호내 희귀동식물의 보호를 위해 그동안 20여회에 걸쳐 심층 보도를 해오고 있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달래강은 '원앙 천국'

달래강을 대표하는 또 다른 조류는 '원앙(천연기념물 327호)'이다. 특히 원앙은 달래강 수계 어느 곳을 가든지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다수종으로서 달래강 조류생태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달래강 수계, 특히 괴산호로부터 최상류에 이르는 구간은 가히 '원앙 천국'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서식 둥지와 개체수가 유난히 많이 발견되고 있다. 원앙의 번식지(둥지)가 발견된 곳은 보은군 속리산면 속리산 일대와 청원군 미원면 옥화·어암리, 괴산군 청천면 도원·화양(화양계곡)·후영리 등 10여 곳으로 주로 하천변의 오래된 나무구멍을 이용해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달래강 수계에서는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쇠딱따구리 등의 딱따구리류와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꼬마물떼새, 쇠물닭, 논병아리 등의 물새류와 함께 까치·까마귀류, 때까치류, 할미새류, 박새류, 꾀꼬리, 파랑새 등의 각종 텃새 및 철새가 서식하고 있으며 고니(백조, 천연기념물 201호, 멸종위야생동식물 급)와 말똥가리(멸종위기야생동식물 급)도 겨울철 괴산호에 날아와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조롱이 청딱따구리
쇠물닭 꾀꼬리
파랑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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