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 문백전선 이상있다
346. 문백전선 이상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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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661>
글 리징 이 상 훈

"일단 저 술집에 들어가서 참기름이라도 발라봅시다"

호위 병사들이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다가오자 갈전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곤란에 처한 지금 상황을 솔직히 밝혔다. 그러자 호위 병사들은 크게 당황했다. 왕에게 고이 데려가야만 할 여자를 지금 저 모양 저 꼴로 데려간다면 당사자인 갈전이 크게 혼이 날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기들 역시 책임을 면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상황이 어떤지 대충 보기라도 합시다."

호위 병사중 어느 한 놈이 이렇게 말하며 갈전 앞으로 건방지게 손을 쑥 내밀어가지고 두목 딸의 치마를 들춰 보려고 했다.

"이놈아! 어디를 감히 보려고 하느냐"

갈전은 벌컥 화를 내며 한 손에 쥐고 있던 말채찍으로 가볍게 그의 손등을 내리쳤다.

"아! 이건 뭐 보나마나 뻔한 상황일터이니 굳이 눈으로 확인해 볼 필요까지는 없을 테고요, 차라리 이 회초리로 드러난 부분을 갈겨서라도 그것의 기(氣)를 팍 꺾어놔 봅시다요."

호위 병사중 또 다른 한 놈이 어느새 근처에 있는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가느다란 회초리로 만들어가지고 다가오며 이렇게 말했다.

"안 된다! 내 이런 걸 말하기가 매우 쑥스럽긴 하다만 워낙 깊숙이 박힌 탓으로 이음새 같은 부분이 완전히 짝 눌어붙어 버려 때려줄만한 여유 공간마저도 없을 것 같구나!"

갈전이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하! 그럼 어쩐다요"

"어떻게 하지"

호위 병사들이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일단 저 술집에 들어가서 숨 좀 돌린 다음, 참기름이라도 구해다가 처발라봅시다. 그걸 미꾸라지 새끼처럼 반들반들하게 만들어놓으면 설마하니 쏙 빠지지 않고 배기겠어요"

호위병사중 어느 놈이 예쁜 두목의 딸 얼굴을 힐끔 쳐다보더니 실실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요런 꼴을 들킬 수 있을 텐데."

갈전이 완전 사색으로 된 채 온 몸을 덜덜 떨며 말했다.

"그렇다고 그걸 칼로 싹둑 잘라 내거나 뭐를 통째로 도려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으으음. 아무튼 사정이 절박하니 우선 그렇게라도 해보자꾸나."

갈전은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음을 알고는 급히 말을 몰아 호위 병사들과 함께 근처에 있는 술집을 찾아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들이 찾아 들어간 곳은 예전에 대정과 장산이 들어가서 남자 옷과 여자 옷을 서로 바꿔 입어가며 이상스러운 변태 짓을 행했던 바로 그 술집이었다. 호위 병사들은 완전히 한 몸으로 늘어붙다시피한 갈산과 두목의 딸을 말 위에서 조심스럽게 내려가지고 방 안으로 번쩍 들고 가 아랫목에 가만히 앉혀놓고는 이불로 살짝 덮어주었다. 그리고 50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술집 여주인을 넌지시 불러 해괴한 꼴이 된 이 두 사람(갈산과 두목 딸)을 보여주고 난 뒤, 뭔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며 병사들이 부탁을 했다. 그러자 술집 여주인은 빙긋 미소를 머금으며 이렇게 말했다.

"호호호. 상당히 해괴망측한 꼴을 당하셨는데 하지만 크게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에요. 이 세상에 수없이 많은 남녀들 간에 은밀히 행하는 일일진대 설마하니 이런 일 하나 쯤 없겠어요 이런 방면에 있어 제법 한가닥할 줄 아는 저의 오랜 경험으로 비추어 보건대 이건 매우 희귀한 일이긴 하다만 어쩌다가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라고요. 물론 사람이 아닌 암캐와 수캐 사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구요. 이제까지 제가 요렇게 된 경우를 딱 세 번 봤었나 하지만 앞이 아니라 뒤로 이렇게 된 경우는 생전 처음 보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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