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달천의 생태 ⑤양서·파충류
<25> 달천의 생태 ⑤양서·파충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1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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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의 숨결
천연기념물 남생이 명맥만 유지 보호 시급

전 수계에 자라 서식 '자라의 강' 입증
멸종위기종 구렁이·맹꽁이 서식 확인


김성식 생태전문기자(프리랜서)·이상덕기자

달래강(달천)을 대표하는 양서류·파충류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자라'다. 달래강 물길 3백리 가운데 발원지인 속리산 계곡을 제외한 거의 모든 수역에 자라가 다수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래강의 최상류 수역이자 속리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사내저수지에서도 많은 개체수가 산다.

그만큼 달래강은 자라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다. 가는 곳마다 소위 '자라바위'라 불리는 일광욕 터도 많이 눈에 띈다. 예전보다 개체수는 줄었지만 아직도 자라는 여전히 '달래강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 달래강의 생태지표 '자라바위' '자라의 강' 달래강에는 곳곳에 자라바위가 눈에 띈다. 자라바위는 자라가 올라와 햇볕을 쬐는 일종의 쉼터로서 하천 생태계의 건강도를 알려준다. 사진은 괴산댐 바로 아래의 자라바위 모습.

◇ 달래강은 자라의 강이다

달래강변에는 현재 토종 자라를 주재료로 한 용봉탕집들이 성업중이다. 상류로부터 청원지역의 옥화대와 괴산지역의 청천 뒷뜰·운교리·괴강변·목도 강변이 특히 유명하다. 달래강이 '자라의 강'임을 대변한다.

자라는 물가 바위 위로 올라와 등딱지를 말리는 습성이 있다. 햇빛을 섭취해 비타민D3를 보충하고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달래강 수계에서 '자라바위'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괴산군 청천면 화양·후영리 일대와 거봉리 거봉교 아래, 칠성면 사은리 괴산호변과 댐 직하부 등이다. 특히 괴산댐 직하부, 즉 댐 바로 아래 수역에선 여름철 내내 일광욕을 하는 자라들이 수시 관찰된다. 달래강 생태계의 건강도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최근 부쩍 늘고 있는 남획이다. 특히 산란철 주낙을 이용한 어미 포획과 산란된 알을 줍는 행위가 개체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산란처인 모래벌마저 달래강에서 급속도로 줄고 있다. 자라(거북목 자라과)는 전세계에 7속 25종이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단 1종만 분포한다.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 멸종위기종 남생이 이번 취재에서 단 1개체만 발견됨으로써 '사라져 가는 달래강의 숨결' 중의 하나임이 재확인됐다.

◇ 천연기념물 남생이 서식 확인

달래강에서 발견된 양서류·파충류 가운데 가장 특별한 것은 남생이다. 남생이는 거북목 남생이과의 파충류로 일종의 민물 거북이다. 겉모양은 자라와 비슷하나 등딱지가 바다거북처럼 단단한 게 다르다.

잡식성으로서 물고기와 개구리, 달팽이, 지렁이, 곤충, 수초 등을 주로 먹기 때문에 하천 생태계내 먹이사슬의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죽은 물고기도 잘 먹어치워 물속의 청소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서식지 파괴와 수질오염, 외래종인 붉은귀거북과의 경쟁 등에 의해 개체수가 크게 감소, 지금은 주로 오염되지 않은 강 상류수역에 극소수가 서식하고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로서 종 자체가 2005년 3월 천연기념물 제453호로 지정됐다.

이번 취재에서는 달래강 중상류인 괴산호에서 단 1개체가 발견됨으로써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역시 보호대책이 시급하다.

반면 외래종으로서 북미원산인 붉은귀거북(일명 청거북)은 비교적 많은 개체수가 확인됨으로써 생태 및 습성이 비슷한 자라나 남생이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 멸종위기종 황구렁이 달래강 주변에서도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황구렁이. 속리천 부근의 한 농가에 들어온 것을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기 위해 주인이 잠시 잡은것을 촬영했다.

◇ 구렁이 제외한 뱀류 증가세

달래강 유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파충류인 뱀류의 개체수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황구렁이와 먹구렁이 등 구렁이류만 최상류 부근과 괴산호 주변에서 불과 1∼2마리 발견돼 말 그대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을 뿐 나머지 뱀류는 대부분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산간 계곡으로 이뤄진 중상류 지역에서는 살모사,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같은 독사류가 흔히 눈에 띄고 있으며 기타 무자치와 누룩뱀, 유혈목이 등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이처럼 뱀류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야생동식물보호법이 강화됨에 따라 야생동물을 불법포획 또는 밀거래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는 등 관련 법규와 단속이 강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법포획 행위 중에서도 특히 그물을 이용한 싹쓸이식 남획이 거의 사라진 것이 개체수 증가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뱀류 외에도 장지뱀과 같은 도마뱀류도 중상류 위쪽의 산지에서 다수 발견됐으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표범장지뱀은 발견되지 않았다.

◇ 멸종위기종 맹꽁이 서식 확인

달래강 주변에서 발견된 '특별한 양서류'로는 맹꽁이를 들 수 있다. 맹꽁이는 맹꽁이과의 양서류로 청정지역에 사는 환경 지표종이다.

예전엔 비교적 흔했으나 환경변화와 서식지 훼손으로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해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주로 여름철 우기에 나타나 산란하며 울음소리가 매우 독특하고 건드리면 몸을 부풀려 위협적인 자세를 취한다.

이번 취재에서는 괴산호 주변과 괴산 청천지역, 보은 속리천 부근에서 소수가 발견됐다.

맹꽁이 외에도 도롱뇽과 두꺼비, 물두꺼비, 한국산개구리(과거 아무르산개구리로 불렸던 종), 북방산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 옴개구리, 무당개구리 등이 달래강 주변에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으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금개구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외국에서 들여와 국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황소개구리가 달래강 주변의 일부 저수지에서 발견돼 취재팀의 관심을 끌었다.

본류에서는 어미개구리가 아닌 올챙이가 주로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홍수기에 인근 저수지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멸종위기종 맹꽁이 장지뱀류
황소개구리 살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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