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 문백전선 이상있다
342. 문백전선 이상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1.1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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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보무사<657>
글 리징 이 상 훈

"이 계집을 죽이기 전에 몸을 샅샅이 뒤져봐야겠다"

"요것이 자기 애비와 함께 말 타고 도망을 치다가 갑자기 소피가 마려운지 말에서 내려 엉덩이를 까 내리고 볼일을 보다가 우리들에게 잡혔습니다요."

미소녀를 잡아온 병사가 아주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 으흐흐. 마침 잘 됐다! 싸가지 없는 네 애비놈 대신 네 살 껍질을 홀라당 벗겨내 주마!"

갈전은 씩씩거리며 칼을 빼어들다가 미소녀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고는 그만 깜짝 놀라버렸다. 예쁘다! 아! 정말이지 이토록 예쁜 여자가 다 있을까!

옥황상제를 모시고 있던 선녀가 인간 세계로 잠시 하강을 하였는가 아니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예쁜 여자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 되는 여자를 추리고 또 추려서 여기에 왔는가!

그러잖아도 예쁜 여자에게 약한 것이 결정적인 흠인 갈전이고 보니 이런 미녀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온통 설레고 온 몸의 살까지 죄다 떨릴 지경이었다.

"네가 도적 수령의 딸이더냐"

갈전이 불끈 치솟아 오르는 욕정을 가까스로 참아가며 점잖게 물었다.

"닥쳐라! 내가 어찌 도적의 딸이더냐"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던 미소녀가 갑자기 무슨 용기가 나는지 앙칼진 목소리로 외쳤다.

"뭐라고 아니, 네 년의 아비가 유명한 도적 '원리'라는 걸 정녕 모른단 말이냐"

"흥! 병천국의 왕이나 취라성주, 팔결성주, 한벌성주라고 뭐 대수더냐 우리 아버님의 세력이 너무나 미약하니 너희들이 보기에 한낱 도적떼를 거느리고 있는 것 같아 보일 뿐이지 충성스런 신하들과 따르는 백성들이 있기는 매 한가지다. 병천국도 처음에는 우리 아버님의 세력보다도 더 작은 곳에서 시작하여 그만큼 커지지 않았더냐 땅덩어리가 조금 더 크고 인구가 더 많다고 해서 어찌 작은 나라를 도적들이라 업신여기고 함부로 침범하느냐 엄밀히 따져 말하자면 너희들이야 말로 남의 것을 날로 빼앗아 먹으려하는 도적들이 아니더냐"

미소녀는 아예 죽음을 각오한 듯 당당한 목소리로 갈전을 꾸짖어댔다.

"뭐라 하, 요 당돌한 계집 봤나 어디서 감히."

갈전은 버럭 화를 내며 들고 있던 칼을 위로 번쩍 치켜들었다. 그러자 미소녀는 살기를 아예 체념해 버린 듯 두 눈을 조용히 내리 감은 채 희고 고운 목을 앞으로 길게 내밀었다.

갈전은 그대로 칼을 내리치려다가 순간 멈칫하였다.

'지금 이 미녀를 내가 죽인다는 것은 손바닥을 살짝 뒤집는 것보다도 더 쉬운 일!

하지만 일단 죽이고 나면 썩은 나무토막만도 못한 것이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나 잘 생긴 미녀를 아무런 득(得)도 없이 그냥 죽인다는 건 너무나 큰 손실이지.

그래! 일단 이 미녀를 맛있게 먹고 나서 죽이든지 살리든지 차차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이렇게 마음을 정한 갈전은 높이 치켜들었던 칼을 천천히 다시 내리고는 방금 전에 이 미녀를 잡아가지고 왔던 병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으음. 내가 이 계집을 죽이기 전에 이 계집의 몸을 샅샅이 뒤져봐야겠다. 아무래도 비밀스러운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만 같아. 그나저나 내가 왕년에 여장 차림을 한 놈에게 하도 혼쭐이 났었기에 은근히 걱정이 되는 구나."

그러자 병사(兵士) 한 놈이 싱글싱글 미소지으며 갈전에게 말했다.

"그럴 염려는 전혀 없사오니 맘 푹 놓으시고 조사해 보십시오."

"뭐라고"

"저희들이 아까 자세히 살펴본 즉, 이 여자의 아랫도리가 분명히 쭉 째어져 있었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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