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만난 삶의 편린들
명화와 만난 삶의 편린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10.28 2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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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희씨, 4번째 수필집 '그대 삶의 붉은 포도밭' 발간
그대 삶의 붉은 포도밭(권남희·문학관·263쪽·1만2000원)

"세상이 바뀌어 국대접 날려버리고 물사발 내던지던 남정네들이 사라졌다. 마음속에서 두려움도 사라진지도 오래지만 나는 아직도 꿈적도 하지 않는다. 삶이 소들소들해 보이면 어떠랴. 물 한 사발과 대치한 덕분에 책을 친구 삼고 글을 쓰게 되어 인생이 풍성해지는 것을."(서문 중에서)

명화와 수필의 만남을 담은 중견수필가 권남희씨(스테파니)의 4번째 수필집.

저자는 '화가의 꿈, 그 이루지 못함을 보상하듯 그림 보기를 즐겨하다 수필집에 동승을 부탁해 꾸민 책이다. 카미유 피사로의 '몽마르트르의 밤거리', 폴세잔느의 '성 안토니오의 유혹'등 59편의 명화에 '죽어도 사는 곰솔나무', '일그러진 소녀 영웅', '호랑이 입속으로 들어가는 방법' 등 48편의 에세이를 더했다.

책 속에 담긴 에세이 '복숭아를 존경한다'를 보면 저자는 "삶도 복숭아처럼 달콤한 열매일수록 사람들을 포기하게 만드는 벌레가 숨어 있다.

최상급의 맛일수록 먹기는 좋겠지만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고생을 해야 하는지 생각한다. 단지 게으름 때문에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 단련을 하지 못해 늘 덜 익은 복숭아 맛의 삶을 거두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털어놓는다.

명화와 절묘하게 어우러져서 명화 속의 에세이라고 하는 게 옳을지, 에세이 속의 명화라고 해야 옳을지 독자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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