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듯 가을빛을 닮은 색연필
여린듯 가을빛을 닮은 색연필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0.2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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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의 그림이야기
충북여자중학교 1학년 박현희
신 경 아 <그림지도교사>

어제는 누나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누나는 중학생입니다. 중학생들은 왠지 재미없는 그림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냥 집 안에 있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가져다가 이렇게 놓아보고 저렇게 놓아보고 합니다. 내가 보기엔 그게 그것 같은데 더 좋은 구도를 만든다고 이리저리 옮겨보고 합니다. 맛있는 빵은 왜 그림으로 그리는 것인지, 빵은 먹어야하는 것인데… 중학생들은 왜 먹는 것으로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러고 나서 제 하모니카를 가져오더니 그것도 그린다고 합니다. 하모니카는 소리를 내는 악기인데 그것을 또 그림으로 그린다고 합니다. 예쁜 손수건을 먼저 바닥에 잘 깔아놓더니 제 하모니카를 제일 앞에 삐딱하게 놓습니다. 그러고 나서 화분에 물을 줄 때 쓰는 분무기를 뒤편에 가져다 놓고 맛있는 빵을 옆으로 비스듬히 놓습니다. 그러더니 구도가 잘 어울린다며 미술연필로 열심히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깎아서 쓰는 색연필로 진하지 않게 색칠을 합니다. 다 그린 것 같은데 누나는 열심히 명암을 넣어야 한다고 계속 더 그립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린 것 위에 색칠을 덧칠하는 것 같기만 한데 누나는 그것을 명암이라고 부릅니다. 누나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며 요즘 날씨 같은 가을에 어울리는 그림이라고 하며 무척 좋아합니다. 그래서 가을빛을 닮은 색연필을 이용해 색칠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어보았습니다. "누나! 이런 그림은 도대체 왜 그리는 거야", "응! 이런 그림을 정물화라고 하는데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들을 보기 좋게 배치해 놓고 그리는 거야" 아휴! 정물화라∼ 지금은 아니지만 나도 중학생이 되면 그리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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