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달천의 생태 ②포유류
<22> 달천의 생태 ②포유류
  • 김성식 기자
  • 승인 2008.10.22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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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의 숨결
◈ 달래강은 '수달 천국' 동행취재에 나섰던 현지 어부들은 현재 달래강 수계에는 최소 100마리 이상의 수달이 사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달래강이 국내 대표적인 수달서식지임을 입증해 주는 중요한 단서다. 달래강 수달피는 조선시대 주요 진상품이었다.
수달 많이 사는 '수달내' 옛명성 재입증

중류권서 하늘다람쥐 서식처 다수 발견
사향노루, 산양, 담비 서식 가능성 높아

김성식 생태전문기자 <프리랜서> · 이상덕기자


달래강을 대표하는 포유류는 단연 수달(Lutra lutra) 과 하늘다람쥐(Pteromys volans aluco)다. 이번 취재 결과 수달(멸종위기야생동식물 급, 천연기념물 330호)은 지류를 포함한 달래강 수계내 거의 모든 수역에 고루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달래강이야말로 전국의 대표적인 '수달 천국'임이 밝혀졌다. 이는 달래강의 이명이 한때 '수달이 많이 사는 수달내, 즉 獺川(달천, 조선시대 동국여지승람)'으로 불렸던 옛 명성을 재입증하는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괴산호 주변을 중심으로 한 달래강 중류수역이 하늘다람쥐(멸종위기야생동식물 급, 천연기념물 328호)의 집중 서식지임을 최초로 밝혀냈다.본보 8월 18일자 보도

◇ 대부분 수역서 수달 서식 확인

달래강은 포유류만을 놓고 볼 때 한 마디로 '수달의 강'이라 할 수 있다. 본류의 경우 최상류의 속리산 사내저수지 부근부터 하류권인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 앞 상수원보호구역까지, 다시 말해 3백리 물길중 최하류권의 극히 일부 수역(충주시 단월동 유주막∼탄금대 합수지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수역서 수달이 서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지류에서도 수달이 살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취재팀은 기획 취재가 본격 시작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달래강 전 수역을 대상으로 탐문조사 및 현장취재를 벌여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취재팀은 특히 취재기간 동안 연인원 20명의 현지 어부들을 준전문가 자격으로 초빙, 동행 취재한 결과 본류에서는 중상류권인 청원군 미원면 옥화리 일대부터 중류권인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괴산댐 직하부에 이르는 구간에 수달이 집중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류에서는 사담계곡을 지나는 신월천과 화양구곡의 화양천, 쌍곡구곡의 쌍천 수역에서 비교적 많은 흔적과 실물이 목격됐으며 흑천,감천,구룡천,압항천,대전천,흑석천,동진천 등 기타 대부분 지류의 하류를 중심으로 수달 서식 흔적이 다량 발견됐다.

이번 취재에 초빙된 어부들은 대부분 현지서 20년 이상 어업에 종사하면서 수달을 항시 목격 혹은 관찰해 온 사람들로서 서식처(둥지)나 휴식처, 놀이터, 먹이터는 물론 배설물과 발자국 등 흔적까지 뚜렷이 구별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다.

괴산군 청천면 관내의 남윤창씨(45)는 "어릴 적부터 수없이 많은 수달을 봐왔기 때문에 웬만한 생태는 알고 있다"며 "최근 들어 다시 숫자가 크게 늘어 평상시에도 거의 매일 목격되는 편이나 특히 물고기 그물을 칠 때 2∼3 마리씩 나타나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교묘히 따먹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정대수씨(45)는 "괴산호 수역의 경우 한꺼번에 8마리가 나타나 헤엄치는 게 목격될 만큼 타 수역에 비해 많은 개체수가 산다"며 "댐 바로 아래 수역에도 상당수의 수달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물고기가 많이 몰리는 수역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동행취재에 나섰던 이들 현지어부들은 달래강 전 수계를 통틀어 최소한 100마리 이상의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보다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주요 서식구간과 정확한 서식 개체수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수달은 우리나라의 국가지정 보호동물인 동시에 국제자연보존연맹(IUCN)과 세계야생동물기금(WWF) 같은 세계적 기구에서도 종 보호를 위해 국가간 협약을 체결하고 있는 특별한 동물로서 특히 IUCN의 국제보고서에는 '인위적 방해와 오염이 없는 깨끗한 수역에 사는 종으로서 수생태계의 건강도를 나타내는 지표종'이라고 전제한 후 '만일 지구환경이 오염된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첫 번째 종이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달래강 수계에 이처럼 진귀하고 희귀한 수달이 비교적 많이 서식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수계의 하천생태 건강도가 양호하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귀중한 척도로서 이번 취재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 '숲속의 요정' 하늘다람쥐 달래강 중류인 괴산호와 괴산 청천면 일대에서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의 서식지가 집중 발견됨으로써 이 지역의 숲생태 건강도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괴산호 인근 천장봉 서식처서 바깥을 살피고 있는 한 쌍의 하늘다람쥐 모습.

◇ 중류권에 하늘다람쥐도 집중 서식

이번 취재를 통해 얻은 또 하나의 큰 성과는 중류권인 괴산군 청천면 일대와 괴산호 주변서 역시 국가지정 보호동물인 하늘다람쥐의 서식처를 다수 발견했다는 점이다.

취재팀이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달래강 유역서 찾아낸 하늘다람쥐 서식처는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와 화양리(화양구곡) 주변의 숲, 괴산호 인근인 칠성면 사은리 천장봉과 군자산 자락 등으로 둥지를 포함한 미소(微小) 서식처는 모두 6곳이 발견됐다. 특히 괴산호와 인접한 천장봉에서는 3개의 서식처가 발견돼 이곳의 숲 생태건강도가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나무류와 소나무, 잣나무 등이 섞인 혼성림에서 주로 발견된 이들 하늘다람쥐는 적게는 1쌍이, 많게는 3∼4마리가 소집단을 이뤄 딱따구리의 빈둥지같은 나무 구멍에 주로 보금자리를 틀고 활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달래강 유역서 희귀종 하늘다람쥐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최상류권인 속리산 오리숲 주변서 어미와 새끼 등 3마리가 첫 발견된 이후 2번째이나 중류권, 특히 국립공원 바깥지역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희귀동물 권위자인 한성용박사(포유류)는 "달래강 중류지역서 하늘다람쥐가 집중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이 일대 숲이 매우 건강하다는 청신호"라며 "따라서 달래강 생태계를 특징 지을 만한 귀중한 유전자원인 만큼 전문적인 조사와 함께 보호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늘다람쥐는 포유류로는 보기 드문 한국특산아종으로서 이북을 제외한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매우 희귀해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 산양·사향노루·담비 서식정황 포착

이번 취재에서는 또 괴산호 인근 천장봉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 급인 삵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한편 멸종위기야생동식물급이자 천연기념물 216호인 사향노루와 217호인 산양, 멸종위기야생동식물 급인 담비를 실제 목격했다는 주민 증언을 확보하는 등 서식정황을 포착하고 현재 사진촬영 등 실물 확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중 특히 산양과 사향노루가 주민에 의해 목격된 곳은 백두대간과 이어진 군자산 능선이어서 서식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도 보고 있다.

◈ 희생된 '달래강의 삵'괴산호 인근 천장봉서 올해초 덫에 걸려 희생된 삵을 주민이 발견, 촬영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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