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도 정당해야 한다
수단도 정당해야 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30 22: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낮은 자의 목소리
전 철 호 교무처장 <충북불교대학>

멜라민의 유해성 때문에 시끄럽다. 식약청은 26일 저녁 멜라민 함유가 의심되는 305개의 식품명. 수입업체. 제조회사를 홈페이지에 발표하고. 이들 식품의 유통·판매를 전면 금지시켰다.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청정하게 만들어 팔지는 못할지언정 작은 이익 때문에 인체에 해로운 재료와 방법을 동원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고 하는 말은 이제는 너무나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이며 버려져야 할 이야기들이다. 어떤 일을 도모하고 추진함에 있어서 목적만 좋으면 수단이 조금 나쁘더라도 이해하고 넘어가려는 것이 우리들의 속성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목적이 아무리 훌륭해도 수단이 나쁘면 안 되는 것이다. 목적이 훌륭하다면 수단도 훌륭하고 정당해야 하는 것이다.

중아함경에서 부처님은 "어떤 사람이 부모를 위하느라고 악행을 하고. 처자를 위해서나 조상을 위해서 악행을 하고. 세금을 내기 위해서 악행을 하고. 보시를 하기 위해서 악행을 했다고 해서 그가 지은 죄가 감해 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씀하셨다.

과정을 중요시하기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풍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방식이 가져오는 사회적인 병리가 얼마나 많은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친구도 배반해야 하고. 본인의 승진을 위해서는 동료를 모함해야 하고. 더 많은 이익을 위해서라면 함량미달인 재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유통기한 연장을 위해서라면 인체에 유해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남보다 먼저 가려고 교통법규를 위반하면서 남에게 불편함을 주는 등 우리들 주변에는 그러한 현상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적은 이익에 탐하면 큰 이익을 잃게 되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행태이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한 가지 원칙이나 기준으로 말할 수 없는 현실도 있다. 그러나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인간의 법칙이 아니다. 힘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면 그것은 동물의 법칙이다. 동물처럼 살고 싶지 않다면 우리는 모든 일에 수단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당당하게 올바른 길로 가야하는 것이다. 개같이 번다면 그것은 동물의 삶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어떻게든 돈만 벌면 된다는 사고방식.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고려하기보다는 내게 돌아오는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가짐들. 그 속에서 받은 우리들의 혼란과 상실의 아픔은 누가 어떻게 치료해줄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우리에게 높아져가는 불신의 벽은 또 어떤 방법으로 신뢰의 사회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인지.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정당한 방법이 아니면 옳은 것이라 할 수 없다. 목적이 좋더라도 수단이 나쁘다면 목적 자체가 나쁜 것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쓸 것이 아니라 버는 것도 정승같이 벌어야 하며.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것이 아니라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아야 하는 것이다.

과연 우리는 올바른 목적과 정당한 수단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