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설 다시 찾아올 수 있다
경제위기설 다시 찾아올 수 있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1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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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황 신 모 <청주대 경제통학부 교수>

9월 8일 증권회사 단말기에 '급등 사이드카'가 걸렸다. 그동안 내리막길을 걷던 주가가 급등현상을 보여 주식투자자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동안 '9월 경제위기설'로 인해 코스피지수가 1,400선까지 급락했던 주가가 일시에 72.75포인트(5.15%)까지 상승하여 1476.65로 마감했다. 이러한 상승폭은 우리나라 증시사상 3번째 기록이다.

9월 8일은 증권시장에서 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에서도 흥분의 도가니였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희비가 엇갈린 측면도 있겠지만 대세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36.4원(3.26%) 폭락한 달러당 1081.4원으로 마감했다. 이러한 환율의 하락폭은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 4월 7일 이후 10년 5개월만의 최대치인 것이다.

9월 경제위기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권시장의 불안으로 그들의 채권투자자금을 대량으로 회수해 가면 IMF위기와 같은 외환위기를 맞게 될지 모른다는 '설(說)', 루머, '괴담(怪談)'에서 출발하여 인터넷, 언론 등의 매체를 통해 확산되었다. 그러나 9월 위기설은 9월 8일 증권시장과 외환시장이 제자리를 찾으면서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9월 위기설은 외국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67억달러(7조 4,000억원)의 만기가 9월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를 한국에 재투자하지 않고, 전부 달러로 바꿔 다른 나라로 나갈 것이다. 그 결과 한국은 환율,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여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루머가 악화되어 확대재생산되면서 나타났다.

외국인 보유채권이 다른 나라로 전부 빠져 나간다하더라도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2,430억달러로 이를 충분히 보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인한 미국 금융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국내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확대되었다. 그리고 영국신문 '더 타임스' 온라인판까지 가세하여 '한국이 외환문제로 검은 9월을 맞을 것'이라는 보도를 하면서 불안심리는 더욱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주가가 급락했고 환율은 급등했다. 이러한 루머, 설, 괴담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정부는 명확하게 우리의 경제현실을 설명하고, 외환위기의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한편으론 경제지표를 가지고 확인시키고, 다른 한편으론 엄중단속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차단했어야 함에도 이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흐름이 침체국면이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의 위험이 사라지지 않고 있고, 달러화 강세, 유가 및 원자재 가격 불안정 등 대외경제변수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에서 내년말 이후 세계경제가 살아나기 전까지 경제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된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라 대외경제변수에 의한 충격에 민감해 질 수밖에 없는 경제체질이기 때문에 정부의 경제변수에 대한 제어력과 경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9월 경제위기설'과 같은 사태는 언제든 다시 찾아 올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을 비롯한 정책결정자의 정책과 경제운용 리더십이 시장에서 신뢰성을 확보해야만 독버섯과 같은 설, 루머, 괴담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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