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보름달 구름사이 '언뜻 언뜻'
한가위 보름달 구름사이 '언뜻 언뜻'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10 2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희훈의 날씨에세이
이 희 훈 <대전지방기상청장>

오는 14일은 음력 8월 15일로 설날 다음으로 큰 명절인 추석이다. 예부터 한 해 동안 수고해 수확한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송편을 만들어 먹으며 보름달이 뜨는 밤에 강강술래나 줄다리기와 같은 여러 가지 전통놀이를 통해 고단했던 농사일을 마무리 했다.

지금도 이러한 전통이 남아서 추석이 되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부모님이 계신 고향에 가서 모여앉아 송편을 만들어 먹고, 아침에는 조상의 묘를 찾아 차례를 지낸다.

그러다보니 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차량들이 모여들고, 버스 터미널과 기차 역에는 고향가는 승차권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이러한 전통의 명절인 추석날 밤 가족들끼리 모여 할 수 있는 여러 전통놀이와 함께, 동쪽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보름달을 보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사람들은 유난히 빛나는 별이나 별똥별, 보름달을 보면 대상에 대한 경외심으로 소원을 빌기도 하는데 바로 이 추석날 뜨는 보름달을 보며 가족간에 서로의 성공이나 무사함과 같은 소원을 비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면 최근 10년 동안 추석의 보름달은 대전 및 충청지역 사람들의 소원을 얼마나 많이 받아주었을까

충청권 기상관서의 저녁에서 밤 사이 운량 자료를 조사한 결과 하늘이 대체로 맑아 깨끗하게 달을 볼 수 있었던 때는 1번(2006년), 구름이 끼어서 구름사이로 달을 볼 수 있었던 때는 5번(1998, 2001, 2002, 2005, 2007년), 대체로 흐려 달을 볼 수 없었던 때는 4번(1999, 2000, 2003, 2004년)이었다. 명절이라고 해도 날씨는 그날의 기상요소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므로 항상 사람들을 위해 양보하지는 않는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구름 사이로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짧은 연휴기간이지만 고향에 가는 사람들은 모처럼 만나는 가족들과,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이웃간에라도 모여앉아 구름 사이로 비치는 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