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전쟁에 아빠도 참전하라
엄마의 전쟁에 아빠도 참전하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9.10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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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경찰 이론과실무학회 부회장>

국제형사경찰기구 인터폴 부총재를 지냈다. 하지 않으려 했었다. 외사국장으로부터 권하는 전화가 많이 왔었다. 번번이 거절했다. 서울에서 정보관리부장으로 일할 때였다. 다음 인사에 승진될 될 거 아니냐. 치안감이 자리를 비게 놔두지 않을 거다. 한 해에 적어도 네 번은 회의에 가야 한다. 한 번 가면 한 주일은 걸린다. 가능하냐

신참 경무관이 좋지 않으냐 했다. 영어권 국가 주재관 경험자라면 안성맞춤 아니냐 했다. 와중에 경찰청장이 호출했다. 남들은 다 하려고 하는데 왜 안하려고 하느냐 했다. 승복했다. 출마했다. 총회에서 인도 수사국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아니나 다를까 정기회의 조차 제대로 참석을 못했다. 지방경찰청장이 어떻게 자리를 빈번히 비우냐는 게 이유였다. 어쩌다 모처럼 참석하면 곤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온통 영어다. 회의석상에서는 비영어권을 고려한다. 덜 빠르게 논의한다. 또박또박 발음해준다. 알아듣는다. 질문도 하고 답변도 한다.

쉬거나 밥 먹는 시간은 다르다. 빠르게 대화한다. 단어 한 두개만 들린다. 유머가 나오면 백치가 된다. 웃는 걸 보고 뒤늦게 따라 웃는다. 수치스러움을 절실히 느꼈다.

나이 오십이 넘어 영어를 배운다 휴일도 없이 새벽부터 밤늦도록 일하는 시간 쪼개어 영어를 공부한다 불가능하지야 않지만 어렵다.

영어가 만국공통어다.

국어가 중요하다느니 영어실력이 필요하다느니 논쟁할 상황이 아니다. 제2외국어의 발음은 열두 살 이전에 배우지 않으면 불완전해진다. 어려서부터 익혀야 한다. 발달신경과학의 결론이다.

특정연령에서 체득해야 하는 능력이 제각각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남의 관점에서 세상 보는 힘은 네 살에 생긴다 한다. 그 연령대를 지나치면 교육효과는 낮아진다. 재도전도 중요하지만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성공인자의 소유 여부는 이미 결판난 상태다.

나이테에 맞는 면학이 그 이후의 학력과 소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엄마는 익히 안다. 그래서 영어와 ABC 배우러 가는 아이와 싸운다. 한두 푼 드는가. 아빠는 방관자의 자세를 버리시라. 부모 잘 만나야 인생 잘 풀린단다. 물론 정부도 좋아야 덜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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