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사관학교 그 "멋'을 함께 하고 싶다
공군사관학교 그 "멋'을 함께 하고 싶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2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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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한 덕 현 편집국장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사관학교 중에서도 공군사관학교는 더 멋이 있어 보인다. 우선 정서적으로 그렇다. 여기엔 비행기(전투기)라는, 일반인들이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이 공사의 상징인 점도 한몫 하겠지만, 그 보다는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닐텐데 빨간 마후라의 그 이미지가 오랜 역사성을 가지고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것이 더 큰 요인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공군사관학교 하면 똑같은 군문화를 떠올리더라도 좀 더 세련된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에서 혹은 터미널에서 정복을 입은 공사생도들을 보면 저절로 눈이 간다. 할말은 아니지만 내가 본 그들은 하나같이 기품이 있고 잘 생겼다. 정예 공군장교가 될 그들이 이같은 원초적인 이미지를 타고 났다는 것은 얼마든지 내세울만한 자랑거리다.

이러한 공군사관학교(이하 공사)가 우리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도 복이다. 교육문화의 도시 청주와, 대한민국 고교성적 10% 이내의 인재들만 지원할 수 있는 공사가 서로 어울린다면 이른바 시너지 효과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충청타임즈가 "空士, 지역에 毒인가 得인가' 기획시리즈를 내자 각계의 다양한 반응이 나타났다. 최근 청주의 도시세가 확장되자 공사 생도들의 비행구역과 아파트 등 주거 밀집지역이 상충하면서 제기된 각종 소음민원이 기획의 결정적 계기가 됐지만 지금껏 한번도 다뤄지지 않은 시각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관심을 끈 것이다. 차제에 과연 공사가 얼마나 지역과 밀착되고 상생하는지를 짚어보자는 취지였는데 예상 외의 반응이 나타났다.

이는 공사와 관련해 그동안 지역민들이 할말이 많았음을 시사할 수도 있고, 이젠 시기적으로 "공사의 존재'에 대한 전후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내면의 촉구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공사의 당위성에 대해 어느 누구도 대놓고 시비를 걸지 않았고 공사 역시 스스로의 운신에 별다른 의문점을 달지 않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게 확인된 것이다.

사실 이곳 지역민들은 1985년 공사 이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일편단심의 애정을 보여 왔다. 조상 대대로 살아 온 텃밭에서 쫓겨나고 훈련 비행기의 각종 소음에 시달리면서도 조금도 내색하지 않은 것은 공사가 국가적으로 차지하는 가치와 중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는 달라졌다. 군사시설은 더 이상 주민들의 민원이나 원성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동반자로 변신하고 있으며 군(軍) 스스로도 이젠 이 문제에 대해 되레 더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억지로 떠밀려 마지못해 주민들을 위무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 찾아서 일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 지역사회에선 이것을 원하고 있다.

물론 공사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공군사관학교가 지역발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반박자료가 발표된 것이다. 내용은 공사가 어떤 시설을 개방하고 또 연간 몇명이 방문하며 생도와 종사원들의 급여로 지역의 현금 흐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앞으로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이러한 조악한 자료는 내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싶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정예 공군장교를 양성하는 기관에서 그 정도의 자료밖에 못 낸다면 생각을 다시 해 봐야겠다. 정 궁금하다면 그 자료를 가지고 인근 주민들한테 물어 보길 바란다. 그 반응이 앞으로 공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계기가 되면 그 자료에 대해 심층취재할 용의도 있다.

우리가 문제삼는 것은 시설의 일부를 개방하고 어린이 날 등 이벤트에 조무래기를 초청하는가 하면 생도들에게 월급을 주는 행위가 아니다. 굳이 해군사관학교가 단초가 되는 진해의 군항제는 아니더라도 이 지역사회의 진정한 주인으로 거듭나라는 것이다. 막말()로 지역사회에서 이것저것 싫으니 아예 이전하라며 머리띠를 두른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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