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중화주의(中華主義)
충북의 중화주의(中華主義)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2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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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 승 환 <충북문화예술연구소장>

강한성당(强漢盛唐). 이것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이 표방했던 국가정신이다. 그러니까 베이징올림픽은 '강력한 한나라와 융성한 당나라'를 재현하자는 국가기획이었다. '13억 중국인 100년의 꿈'이라는 이번 베이징올림픽은 표면적으로는 인문과 체육을 결합하는 축제였다. 하지만 중국인들 내면에는 '위대한 중국, 세계를 지배하는 중국'이 도사리고 있었다. 유례없이 웅장한 개막식이나 거대한 규모, 치밀한 준비, 인권의 철저한 탄압 등은 모두 강한성당의 위대한 중국으로 모아져 있다.

그런데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강한성당에 깔린 중국의 야심을 간과하고 금메달 13개 종합 7위라는 것에 열광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빛나는 업적을 쌓았다는 것은 무척 감격스러운 일이고 또 베이징올림픽이 화려하고 성대하게 끝난 것을 축하해야 한다.

그러나 그 화려함과 강력함 뒤에는 중화주의의 강한성당이 있음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면 강한성당의 중화주의란 무엇인가 중화주의는 중국을 천하의 중심으로 간주하는 이데올로기이면서 정치경제의 체계를 말한다. 고대 황하문명 이후로 중국은 양자강과 황하를 아우르는 지역을 천하의 중심으로 설정했고, 이곳을 문화와 문명이 있으며 도덕과 윤리가 있는 중원(中原)으로 명명하면서 그 바깥은 야만인들이 사는 곳으로 간주했다. 중화주의는 이러한 천하관(天下觀)을 바탕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철학이나 통치이념인 동시에 경제와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이었다.

한반도 일부를 식민, 통치, 지배를 한 것이 바로 한(漢)의 한사군이다.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키고 신라중심주의를 고착시킨 것은 당나라다. 그런 역사를 알고 있는 한국인들은 당연히 강한성당의 베이징올림픽 정신을 비판해야 한다. 강한성당이 구체화될 경우 동북공정과는 비교가 안되는 더욱 강력한 제국주의, 패권주의, 팽창주의로 나갈 수도 있다.

실제로 강한성당을 주창하는 중국인들은 조선(북한)을 중국으로 편입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베이징올림픽의 강한성당과 충북의 소중화주의가 교차한다. 소중화주의란 16, 7세기 조선성리학자들이 제기한 이념으로 멸망한 중화의 정통 명나라를 숭상하는 한편 그 중화의 전통이 조선으로 옮겨 왔다는 사상이다. 이 소중화주의를 대표하는 사람이 우암 송시열이다. 그는 괴산 화양동에 은거하면서 춘추대의론에 입각하여 중화의 전통이 조선에 와 있고, 그 대의론으로 천하질서를 회복해야 한다는 이상론을 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지만, 여하간 우암이 소중화주의를 주장했고 그 공간적 근거가 충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중화주의나 소중화주의나 모두 시대착오적이다. 따라서 충북은 지난 역사를 계승하는 한편 반성하면서 소중화주의의 오류를 극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반대로 충북인을 포함한 한국인들은 더 강력한 힘을 길러서 중국이나 일본과 대결의식을 가져야 하고 성장발전에서 이겨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대다수 한국인들이 지지하는 주장이지만 그것은 패권과 대결로 나가는 길이고 결국 전쟁과 멸망으로 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21세기는 그런 힘중심주의, 강력한 국가주의, 대결하여 이기겠다는 쟁투정신 등의 성장발전주의보다는 화합하고 양보하면서 조화와 상생으로 함께 공존하는 생태환경의 시대다. 당연히 중국인과 한국인은 구시대적인 힘과 패권에 기대지 말고 인간주의와 생태환경주의로 나가야 한다. 그 새로운 세계질서와 이념창안에 충북인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거기에 충북인들의 반전평화와 상생조화의 인간생태주의가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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