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종으로 태어나고 싶다
식인종으로 태어나고 싶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1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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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경찰 이론과실천학회 부회장>

일전에 잔인한 동영상을 봤다. 주인이 몽둥이로 숨넘어가게 팼다. 가마솥에 넣었다. 뚜껑 채 닫기 전에 뒤쳐 나왔다. 구사일생이었다. 주인 발견하고는 꼬리를 쳤다.

동물학대죄다. 내내 혐오감에 시달렸다. 마누라는 뚜드려 패야 한다는 속담이 있었다. 잘못된 옛 관습이다. 오늘날에는 엄연한 가정폭력이다. 징역산다.

명태라도 쉽지 않은데 어찌 아내에게 그리하나. 개에게 그리 하니 사람에게도 그리 할 터이다. 생명은 인간이든 동식물이든 다 귀중하다. 하나의 우주다. 함부로 할 대상이 결코 아니다.

개는 사실 어엿한 사람친구다. 키우다 병들면 남몰래 내다버린다. 이사 가면서 저들만 챙기고 팽개친다. 그리고 먹는다. 기호를 뭐라 탓하랴. 그러나 그 항생제 잔뜩 밴 고기를 먹다니 환자다.

친일파 김윤식이 죽었다. 박영효를 비롯한 그의 일당이 사회장을 주장했다. 나라를 일본에 팔아먹은 자를 어찌 그리 하느냐는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장의준비위원회 석상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개 같은 놈이라 했다.

위원들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 했다. 잠자코 듣고 있던 월남 이상재가 한마디 했다. 대접해서 한 말이지 않느냐 했다. 개라 했는데 어찌 대접했다 하느냐고 누군가가 힐난했다. 월남은 침착하게 답했다. 그래도 개는 주인을 알아보지 않느냐 했다.

작고한 김경탁 교수는 중국철학가다. 견공(犬公)의 윤리라는 글에서 삼강오륜을 안다 했다. 사람과의 동거가 익숙해서 평가가 다양하다. 그러나 개는 법과 질서와 위기관리의 동반자다.

순찰과 정찰을 한다. 폭약과 마약을 탐지한다. K-9부대 소속 군용견과 경찰견의 활약상은 눈부시다. 적정을 탐지하고 법인을 잡는다. 앞 못 보는 사람에게는 맹도견이 눈이다. 소리식별훈련도 받는다. 듣지 못하는 사람에게 아기울음과 초인종과 화재경보를 듣고 알려준다.

주인이 가난하다 하여 싫어하는 견불혐주빈(犬不嫌主貧)의 악폐를 모른다. 충성 다하지만 의원되려는 돈 로비를 모른다. 사랑과 음식만을 원할 뿐이다. 처서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 한다. 탕감될 걱정 줄어든다. 죽어 식인종되리라는 원념도 적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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