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원받는 국회 기대
국민성원받는 국회 기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1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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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 영 일 <편집인>

여야가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연달아 보내오는 승전보와 같은 낭보다. 그런데 이 낭보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소리를 국민들로부터 들어도 싸다는 생각이다.

18대 국회가 개원된지 오늘로 75일이다. 국민의 혈세로 지급되는 세비를 두달 반이나 거저먹은 셈이다. 일부 의원들이 5월에 지급되는 세비를 모아 복지단체에 기증하기는 했어도 놀고도 세비를 받아챙긴 몰염치한 정치인들이란 비판을 면키 어렵다.

국회의 원구성문제가 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아도 국민들은 안다. 그렇지만 아무리 원구성문제가 중요하다해도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권이 돼서는 곤란하다. 늘 국민을 볼모로 잡고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국회의원들의 행위에 신물까지 난다는 힐난의 소리가 많다. 이런 소리를 귀담아 듣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왜일까. 국민들의 소리를 진정으로 듣는 정치권이었다면 당리당략에 따른 행동을 옮기기에 앞서 정치지도자들에게 국민을 위한다면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쓴소리를 했어야 한다. 이번 국회에서는 쓴소리를 하는 선량이 증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심정이다.

여야는 11일 국회의장실에서 김형오 국회의장의 주재로 18대 국회 세 교섭단체 원내대표회담을 갖고 원구성에 관해 합의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혜영 민주당, 권선택 선진과 창조의 모임 원내대표의 합의내용은 13일 오전까지 상임위원장 배분과 상임위 정수 조정을 마치고 14일 본회의에서 이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것이다. 또한 19일 본회의에서 개정된 국회법에따라 상임위원장을 선출, 원구성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여야가 국회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두가지의 압박요인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나는 김 의장의 '중대결심' 운운과 제3의 원내교섭단체 탄생이다.

김 의장은 7월 임시국회가 종료된 지난 5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김 의장은 "광복 63주년, 정부수립 60주년의 뜻깊은 8월15일까지 해결책이 제시돼야 하며 원구성이 지지부진할 경우 의장으로서 중대 결심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식물국회'를 마감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를 말하지 않을 없다"고 국회공전사태에대한 해결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6일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은 '선진과 창조의 모임'(이하 선창모)이란 공동교섭단체를 국회에 등록했다. 등록과 동시에 선창모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대 교섭단체 체제에서 빚어진 국회파행을 완충하는 중간자 역할을 자임했다. 제3교섭단체로서의 활동 공간을 모색하기 시작한 선창모는 양당에게 8일 이전에 원구성 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교섭단체로서 첫 활동에서 쓴잔을 들었다.

민주당으로선 야당의 대표란 타이틀을 갖고 18대 국회를 요리하고 싶었으나 선창모의 출현으로 여의치않은 상황이 됐다. 한편 한나라당은 야당파트너가 복수로 바뀌어 여야회담에 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국회를 운영함에 있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립틀이 깨진 것이다. 정치고수들인 원내대표들이 이를 모를리 없을테고 국민들이 더 이상 무용지물로 남아있는 국회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도 잘알고 있을 것이다.

김 의장은 편지에서 헌정사상 유래없는 국회란 오명을 이미 쓰고 있는 18대 국회가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국회로 거듭나려면 '소리(小利)나 아집이 아닌 국민을 위한다는 대의(大義)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정치를 해야함'을 강조했다.

오늘 오전 11시16분에 박태환 선수가 수영 자유형 200m 결승경기를 치른다. 400m에 이어 금메달을 따주기를 국민들은 성원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 성원을 받는 국회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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