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는 충북에 빚을 갚아라
공항공사는 충북에 빚을 갚아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7.2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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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문 종 극 편집부국장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가 청주국제공항 시설공사를 발주하면서 국가계약법 위반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지역업체들의 참여 기회를 배제시키려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충북지역 곳곳에서 불만스런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 건설업계는 물론이고 그동안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에 정성을 쏟았거나 관심을 기울였던 많은 사람들이 공항공사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관련,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튀어나오는 볼멘소리는 한국공항공사가 침체된 지역건설경기 회복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항공사가 침체된 지역건설경기를 살릴 의무는 없다. 때문에 건설경기 활성화에 나서지 않는다고 비난받을 일도 분명 없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공항공사는 이번 청주공항 안전시설 확충공사에 충북지역 건설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니 어떤방식으로든 기필코 참여하도록 백방으로 노력해야 한다.

충북지역 건설업계가 몹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다. 충북지역 경제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지역경제 활성화는 곧 건설경기 회복이라고 해도 크게 빗나간 분석은 아니다. 그렇다면 공항공사가 이번 공사발주에 지역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면 충북지역 경제 활성화에 일조를 하게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애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항공사가 충북지역 발전을 위해 할일이 있으면 해 달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공항공사는 충북에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하나가 청주국제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지역민들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결과물의 혜택 중 상당부분을 공항공사가 입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항공기소음피해에 대한 지원이다.

청주국제공항은 지난 97년 4월 개항한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한때 동네 공항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이는 등 수없이 많은 난관에 부딪쳤다. 그때마다 충북도민들은 똘똘뭉쳐 공항 활성화를 위해 지혜를 모았다. 그 같은 노력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공항을 효율적으로 건설·관리·운영'하는 것이 공항공사의 설립목적중 하나다. 그렇다면 공항을 설치했으면 활성화하는 것도 당연히 공항공사가 해야 한다. 그런데도 그 노력의 대부분을 충북지역이 맡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또한 공항공사의 사회공헌활동대상중 하나가 항공기소음피해지역에 대한 지원활동이다. 청주공항이 있는 충북은 항공기소음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역은 공항활성화라는 대의명분 때문에 큰소리를 못내고 있다.

이런것들이 공항공사가 충북에 지고 있는 빚이라면 빚이다. 빚은 일부라도 갚을 수 있을때 갚아야 한다. 이번이 절호의 기회다. 충북과 공항공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96억원대 공사가 충북 발전을 들먹일 정도로 큰 것은 아니지만 그 의미에 무게를 두자는 것이다. 공항공사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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