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에게 베풀 수 있어 행복해요"
"어르신들에게 베풀 수 있어 행복해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7.1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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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봉사단, 매주 일요일 청주 중앙공원서 무료급식
"봉사를 통해 몸으로 베푸는 보시보다 지혜를 얻어 가는 게 훨씬 많아요. 누군가에게 쓸모가 있는 일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그 자체가 부처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 아닐까요"

불가에서 말하는 보시(布施)는, 보살(대승불교도)의 실천 덕목인 육바라밀(六波羅蜜·보시, 인욕, 지계, 정진, 선정, 지혜) 가운데 제1의 덕목으로 꼽힌다.

베풀 수 있음을 행복의 척도로 말하는 파라미타 충북지부 선재봉사단원(단장 신숙창·청주 주성고 2)들은 매주 일요일이면 청주 중앙공원을 찾는다.

무료급식을 위해 각 사찰에서 나온 봉사원들 사이에 끼어 젓가락과 그릇을 나르는 선재봉사단은 청주시내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으로 구성된 청소년 봉사단이다.

30여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일요일 오전 8시30분 중앙공원에 모인다. 11시30분부터 시작되는 배식 전까지 공원 주변을 맴돌며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줍는다.

음식을 대접하는 사람도, 대접을 받는 사람도 비록 성찬은 아니지만 깨끗한 장소에서 음식이 제공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중2때부터 봉사활동을 했다는 봉사단장 신숙창군은 "점심을 해결하려는 마음으로 100m 이상 늘어선 줄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친구들과 영화도 보고 농구도 하고 싶지만 음식을 드시며 미소짓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떠올라 매주 중앙공원에 나온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말한다. 봉사는 중독이라고. 봉사를 하면서 가족은 물론 친구의 친구까지 봉사활동에 참여시키는 경우가 많아 '봉사를 위한 피라미드'가 형성되는 것 자체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고 털어 놓는다.

청주 동중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안정미양은 "일요일에 컴퓨터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것보다 어르신들에게 물 한 컵 떠드리고, 간장 한 수저 국수 위에 놓아 드리는 게 더좋다"며 "봉사라는 게 어르신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봉사하는 사람이 더 큰 행복을 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재봉사단은 불자들의 봉사 모임인 봉우회가 지난 1996년 창단되면서 봉우회원의 일손을 도울 목적으로 함께 조직됐다.

봉우회 김성국 총무는 "급식 봉사를 나온 청소년들에게는 봉사 점수가 인정돼 초기에는 봉사점수를 얻기 위해 공원을 찾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요즘은 봉사 확인서를 받지 않겠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며 "말보다 행동이 앞선 보시로 인해 경로효친사상까지 배울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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