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사진과 얼굴 그림
얼굴 사진과 얼굴 그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7.02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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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경찰 이론과실천학회 부회장>

미궁에 빠진 사건의 범인찾기에 유용한 기법이 있다. 몽타주사진이다. 'montage'는 조립한다는 프랑스 말이다. 원래 영화이론이다. 영화는 촬영이 아니라 조립이라 주장한다.

조각조각 따로따로 찍은 장면을 접합해서 창조해 낸다. 단편을 이어 전체로 나아가면서 시각의 리듬과 심리의 감동을 추구한다. 비로소 예술성이 성립된다고 본다. 이를 범죄수사에서도 활용한다. 범인 얼굴 목격자들에게 여러 사진을 보인다. 기억에 의해 특징과 유사점을 찾아낸다. 윤곽과 이목구비와 머리모양과 머리털의 닮은부분을 골라낸다.

합성해서 복제한다. 기본사진이다. 이를 토대로 보이고 보인다. 이미지에 합치할 때까지 수정하여 정확성을 높인다. 최근에는 3차원 입체영상으로 만들어낸다. 이 기술이 도전받고 있다. 일본경찰은 몽타주사진 대신 손으로 그리는 쪽으로 선회했다. 일본말로 니가오에(似顔繪)다. 얼굴과 유사한 그림이다. 우리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손으로 그리는 얼굴모습이다.

몽타주사진이 컴퓨터가 만드는 전안(電顔)이라 해보자. 니가오에는 인간 손으로 만드는 수안(手顔)이라 해도 될는지 모르겠다. 동기는 합성사진은 아무래도 기계냄새가 난다 해서다.

하기야 사진보다는 초상화가 특징을 잘 표현한다. 내면까지도 읽게 한다. 사람체취가 물씬 풍긴다. 실제로도 그렇다 한다. 그 사람 특유의 분위기나 용모를 더 쉽게 잡아낸다 한다.

효과도 있다 한다. 지명수배전단을 보고 신고하는 율이 사람 손에 의한 쪽이 높다 한다. 검거율도 6%선으로 다소 높다 한다. 인간만사 사람이라더니 얼굴그리기도 기계보다 손이다.

얼굴그리기는 윤곽 정하기가 첫 수순이다. 동그란형인가 사각형인가 세모꼴인가 등을 먼저 파악한다. 다음은 각 부분의 배치다. 귀와 눈과 코와 입이 얼굴의 어디에 있느냐다.

윤곽과 부분의 위치로 그 사람만의 고유성이 나온다. 타인과의 차별성이 강조된다. 이어 형태와 크기가 들어간다. 물론 한두번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계속 고쳐나간다.

물질과 기계 만능에 대한 반작용인가. 사람과 사람의 기량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안전을 다스린다는 치안도 사람이 중심이다. 살아 약동하는 심리와 정서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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