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無信不立
民無信不立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6.1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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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 태 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자공이 정치를 묻으니 공자는 말했다. "먹고 사는 것을 족하게 하고(足食), 군비를 튼튼히 하고(足兵), 백성의 믿음을 얻는 것이다(民信). 반드시 마지 못해 하나를 버린다면 군사를 버리고, 또 마지 못해 하나를 버린다면 먹는 것을 버릴 것이니, 예로부터 다 죽음이 있지만 백성에게 신뢰를 못 받으면 나라를 지탱하지 못할 것이다(民無信不立)."

이명박 대통령이 도덕성에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선택한 것은 '경제 살리기 캠페인'에 넘어간 때문인데 경기는 더욱 침체되고 물가는 치솟고 있다. 취임 100일도 안 됐는데 왜 시민들은 그새를 참지 못하고 촛불을 들어 "이명박 아웃!"을 외치는 것일까.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독선적인 인사, 민생과 여론을 외면한 정책을 독선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절대다수 국민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그때그때 말바꾸기, 핑계대기, 눈치보기, 떠넘기기 거짓말을 예사롭게 하는 이 정부에 더는 참아낼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 바로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 허용'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17%대까지 떨어졌다. 큰일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추락할지 모르지만 이미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에 이르렀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여전히 꼼수에 미봉책에 눈치보기 그리고 맞불까지 질러댄다니 해답이 없다. 인적쇄신만 해도 그렇다. 타이밍이 중요한데 눈치보기와 꼼수로 일관하다보니 시기를 놓쳤다. 애초 쇠고기문제가 그랬던 것처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게 돼 버렸다. 매사가 이런 식이다. 한번 밀리면 죽는 줄 아는 모양인데 그러다가 정말 불행한 사태를 자초하게 된다.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까지처럼 계속 자충수를 두다가는 종당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일대반전을 꾀하지 않으면 이 난국을 수습할 길이 영영 없어진다.

먼저, 쇠고기수입 재협상을 천명하라. 대통령은 미국산쇠고기와 관련하여 지난 4월18일 부시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까지 서둘러 협상을 종결할 것을 지시했는지, 최종 협상타결 전의 대통령 주재 대책회의에서는 어떤 판단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면 솔직히 고백하고 재협상을 천명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지름길이 열릴 것이다. 그리고 협상팀을 재구성하라. 재협상이 안된다는 사람들을 내세워서야 될 일이 없다. 이번 쇠고기사태에서 드러난 각계 전문가들로 드림팀을 짜야 한다.

다음, 인적쇄신과 정책전환이다. 내각과 청와대는 물론 방송통신위원장, 국가균형발전위원장, 통일연수원장 등등 당해 기관의 성격과 정반대의 인물을 임명하는 것은 오만의 극치다. 즉각 시정, 새 진용을 짤 때는 보수, 진보를 떠나 폭넓게 인재를 찾아내야 한다. 또한 국토파괴 한반도대운하, 공교육을 포기하는 학원시장화, 민간보험 및 의료보험 당연지정제 완화 등 공공의료 포기, 민생과 직결된 공기업 민영화, 수도권 규제완화 등 반균형발전정책, 금산분리 완화 등 친재벌일변도의 경제정책, 실용과는 거꾸로 가는 남북문제, 방송 등 언론장악 기도를 포기하고 앞으로 가는 정책으로 일대전환해야 한다.

참여정부는 좌회전 깜박이 켜고 우회전했는데 이명박정부는 후진기어를 넣고 앞으로! 란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앞으로 굴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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