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값도 2만원시대 농심은 지금 '숯덩이'
비료값도 2만원시대 농심은 지금 '숯덩이'
  • 남경훈 기자
  • 승인 2008.06.0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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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비 27∼31.5% 상승…사재기 우려
기름값(면세유)에 이어 비료 값 마저 뛰면서 농촌경제도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홍역을 치르고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축산기반 붕괴의 우려 속에 농삿 일의 기본이 되는 비료 값 마저 파동 조짐을 보이자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농협 충북지역본부와 농가에 따르면 요소비료와 DAP(복합비료) 가격은 20kg 1포대에 각각 1만2400원, 1만2950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7%, 31.5% 올랐다.

그러나 비료값은 올 말까지 두차례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이 같은 추세라면 2만원대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이로 인해 내년 영농철을 앞두고 벌써부터 '비료 대란'을 얘기하는 농가들이 부쩍 늘고 있고 사재기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비료값이 폭등한데는 국제적인 비료 원료값이 크게 오른 때문이다.

요소비료 원료는 지난해말 톤당 445달러에서 6월 현재 700달러, DAP 원료는 같은 기간동안 549달러에서 1400달러, 염화칼리 원료는 425달러에서 950달러로 상승했다.

4000여㎡의 쌀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씨(64·청원군 오창읍)는 "일손이 부족해 논물만 들여놓고 아직 모내기를 못했는데, 비료마저 살 수 없어 걱정이 태산"이라며 "발효퇴비 등 대체비료 구입과 사용법이라도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 2005년 폐지한 비료 판매가격 보조금 제도를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필수 영농자재인 화학비료에 대해 지난 1962년부터 지급해오던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축소, 2005년 7월 완전히 폐지한 바 있다.

이는 친환경 저투입 농법을 확산시켜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에서 비롯됐다. 보조금 비율은 비료종류별로 25∼30%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 화학비료 원재료값이 가파르게 상승, 농가부담이 급속히 늘어나고 국제 곡물값도 급등하자 국내 농업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보조금을 다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농가는 물론 비료업계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농협 충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농협을 통해 비료를 공급하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농협이 비료값 인상을 최대한 늦추고 있지만, 미국은 이미 세배 가까이 폭등했고, 우리도 원자재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언제까지 누르고 있을 수만은 없다"면서 "정부가 농가부담을 덜기 위해 보조금 제도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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