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권력=책임통치 수반
강력한 권력=책임통치 수반
  • 심영선 기자
  • 승인 2008.06.09 0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심 영 선 부장 <괴산>

대한민국의 2008년 5∼6월 초여름 햇볕은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 차라리 그 햇볕이 '없었다'는게 맞을 것 같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치는 국민들의 불편한 심기가 연일 촛불시위로 이어지며 정부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돈 없고 힘없는 백성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병든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사먹고 소처럼 병들어 갈 수밖에 없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내뱉고 있다. 함축하면 정부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국이다. 사태의 심각성은 21년전 일어났던 6·10 항쟁을 보는 듯 하다. 세계의 시선들은 대한민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에 쏠려 있다. 이뿐 아니다.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72시간 릴레이를 펼치며 몸부림쳤다. 그들은 살신성인정신을 앞세웠다. 옳은 일을 위해 자신들을 촛불처럼 태우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호소했다. 시위대는 경찰이 뿜어낸 물대포에 맞아 부상당하고 군홧발에 짓밟히는 아픔을 참아내기도 했다. 국민들은 그렇게 정부에 항변하고 있다.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을 '재협상' 하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 문제를 놓고 오락가락하고 있을 뿐 명쾌한 해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6일과 7일 종교계 원로들을 잇따라 만나 시국에 대한 조언을 구했지만 시원한 답도 얻지 못했다. 오히려 그가 불교계 인사들과 나눈 오찬에서 촛불시위를 '주사파와 친북세력'의 조종설로 규정했다는 인터넷 언론보도가 나왔다. 이는 향후 정국에 또다른 회오리 바람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보수 기독교계 인사들이 촛불을 든 시민들을 '빨갱이'로 몰아붙였다는 보도 역시 더욱 큰 논란이 예상된다.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사탄(시위대)의 무리들이 이 땅에 판을 치지 못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맞장구를 쳤다는 내용들이 인터넷판을 달구고 있다. 만약 인터넷 언론의 이같은 보도들이 사실이라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청와대 수석 비서관 8명 전원은 '쇠고기 수입' 등에 따른 "책임을 느낀다"는 이유로 류우익 대통령실장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 보다 앞서 류 실장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아이러니컬한 부분이다. 정부가 이처럼 '바람 앞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갈팡지팡하고 있다.

같은 날 이 대통령은 종교계 원로들을 만나 시국 관련 조언을 구했고 비서진은 일괄 사표를 표명했다. 이는 곧 한승수 국무총리에게도 진퇴여부에 따른 여파가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과 핵심 수뇌부들의 각각 다른 생각과 책임론에 국민들이 어떤 시선을 보낼지 눈여겨지는 대목이다. 대통령과 수뇌부들의 이같은 행태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성난 국민들의 분노를 삭힐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해답은 하나다. 이쯤에서 국민의 뜻을 헤아리는 지혜와 슬기가 나와야 한다. 무조건 할 수 없다는 것과 물러난다고 국가적 사태가 해결되진 않는다. 정부와 수뇌부들이 이 사안을 피해간다는 것은 더욱 말이 안된다. 성난 민심에 오히려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통치권자의 최고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분명 알아야 한다. 대통령은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안녕에 무겁고 큰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더욱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책임지는 통치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인정할 것이다.

결론은 대기업 전문 CEO를 거쳐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시장을 역임한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 전국민들의 심판대에 올라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