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로 화백 출생지 홍성·예산 갈등
이응로 화백 출생지 홍성·예산 갈등
  • 오세민 기자
  • 승인 2008.06.0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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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북면 출생 미확인… 복원사업 유감
한국 근현대 미술계의 거장 고암 이응로(1904∼1989)화백의 출생지를 놓고 예산군과 홍성군의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집안 연혁과 족보 토지대장등을 근거로 '홍성군 홍북면 중계리 386번지'가 이화백의 출생지라고 주장하는 홍성군이 지난달 21일 이 화백의 생가복원을 위한 건축설계현상공모를 실시하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이 문제에 대해 예산군 관계자는 "국가공식 기록인 이응로 화백의 제적부(예산군 덕산면사무소 보관)에 출생지가 예산군 덕산면 낙상리 24번지로 기록된 만큼 이화백의 출생지는 예산군이 확실하다"며 "홍성군이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대하여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확인되지도 않은 홍성군 홍북면에 이 화백의 생가복원사업은 심히 유감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응로 화백의 출생지는 예산군임을 확신하지만 양 지방자치단체가 고암 출생지에 대한 소모적 논쟁을 종식하고 고암의 미술적 역량을 널리 알리기 위해 권위있는 기관에서 이와 관련한 전문인으로 구성된 연구용역팀을 구성 공동으로 용역을 발주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임을 제시했다.

예산군측은 지난해 개관한 대전시립 고암 이응로 미술관(2007.1.12 개관) 개관 연보에서는 제적부를 근거로 고암의 출생지를 충남 예산으로 명기하고 있으며, 고암생전인 지난 1989년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고암 이응노전'을 비롯 현대화랑의 '고암 이응노 작품전' 도록(1975년), 미술계의 권위지 '계간 미술(현 월간미술)'창간호(1976년)에도 이화백의 출생지를 예산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성군이 지난 2005년 충청남도에 신청한 이응로 생가지문화재 지정신청(도지정기념물)은 충남도가 지난해 11월 보완 요청한 상태다.

이와 같은 예로 지난 2004년 등록문화재 86호로 지정된 서울 종로구의 '이중섭 생가'가 정확한 검증과 확인을 거치지 않고 등록돼 문화재청이 문화재등록 해제를 진행하고 있다.

또 혁명음악가 정율성 선생(1914-1976)의 생가를 놓고 광주광역시 남구와 동구에 생가비와 탄생지 기념비를 각각 설치하고 소모적인 논란 끝에 법정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이 처럼 홍성군의 생가 복원사업은 양 지방자치단체간의 갈등과 주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자명한 사실이어서 양 자치단체가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함께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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