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대원들
<3>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대원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6.09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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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히말라야에 새긴 직지
직지원정대는 8일부터 본격적인 원정 일정에 돌입했다. 대원들은 후세마을을 떠나 사이초 캠프로 향하면서 하나, 둘 고소증세를 겪었다. 이럴때 마다 선배 대원들은 후배들을 격려하며 대열을 이었다.

도민의 간절한 염원 담아 정상 향해 한걸음 한걸음

직지원정대(대장 박연수)가 히말라야와 본격적인 사투를 벌인다. 원정대는 8일 히말라야 무명봉을 '직지봉'으로 명명하기 위해 전 대원이 각 3개조로 나눠 본격적인 등정에 나섰다.

대원들은 이날 ABC캠프(전진 캠프)까지 전원 이동해 C1, C2, C3 캠프에 필요한 장비와 식량 등을 적재할 계획이다.

3000m지점부터 두통·오열 등 고소증 발생
힘든 트레킹 완료… 4200m 베이스캠프 안착
13일까지 조별 계획 완료후 본격 정상 공략


1조와 2조는 각각 C1, C2캠프를 구축한다는 게 기본적인 계획이다.

3조는 1, 2조의 캠프 구축에 부족한 식량 및 장비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원정대는 조별로 짠 계획을 오는 13일까지 완료한 후 본격적인 정상 공격에 나선다.

민준영 등반대장은 "기본적인 계획을 대원들과 마무리 했지만 기상 변화 등에 따라 작전 또한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번 작전은 지난해와 달리 체계적으로 이뤄진 만큼 꼭 히말라야 무명봉을 직지봉으로 명명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앞서 7일 오후 1시쯤 원정대는 청주·충북 도민들의 소원을 담은 소원탑에서 '안전 등반 기원제'를 지냈다. 등반 기원제에서 대원들은 히말라야 신에게 정성을 담아 식량, 로프 등의 장비를 소원탑에 차려 놓는 등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박 대장은 "이번 등반 기원제로 대원들의 안정과 청주·충북도민들의 바람인 직지봉 등정이 목적"이라며 "청주의 자랑 직지를 이곳 히말라야 무명봉에 꼭 새기고 싶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지난 6일 히말라야 직지봉 베이스 캠프(해발 4200m)에 도착했다. 대원들은 이곳에서 등정을 위한 장비 점검과 마음가짐을 가다듬었다.

△ 후세마을에서 베이스 캠프까지 워킹 카라반

직지원정대는 차량 이동 일정이 끝나 본격적인 워킹이 시작됐다.

원정대는 지난 3일 오후 6시쯤(현지 시간) 파키스탄 후세마을(해발 3100m)에 도착해 워킹에 필요한 기본장비 점검과 컨디션을 유지했다.

그러나 몇몇 대원들은 해발 고도 3000m가 넘어서자 고소에 적응하지 못해 두통과 어지러움증을 호소했다.

원정대는 지난 4일 오전 8시 이 마을 100여명 안팎의 학생들의 배움터인 '후세 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학용품과 직지의 우수성을 알렸다.

공립학교인 이 학교는 100여명의 마을 학생들에게 영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한 달 수업료는 50루피(한화 750원 정도)이다. 약 1시간 가량 이 학교에 머문 원정대는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해 오후 6시쯤 사이초 캠핑장(3300m)에 들어섰다.

후세학교와 캠핑장은 해발 고도 200m 차이에 불과했지만 두통, 감기, 오열, 어지러움증 등 고소 증세를 호소하는 대원들이 늘기 시작했다. 한 대원은 구토 등으로 식사까지 거르는 증세를 보였다.

지난 5일 오전 6시 30분에 기상한 원정대원들은 식사 후 오전 8시 사이초 캠핑장을 떠나 안캄(4000m) 캠핑장으로 출발했다. 안캄캠핑장에 들어선 대원들은 고도 700m를 더 올렸다. 고소증세를 호소하는 대원들은 더 늘었고, 너널지대(바위 지대)가 대원들의 발목을 잡았다.

채이규 대원은 "사이초 캠핑장에서 고소 증세로 인한 두통과 어지러움 때문에 어려움이 따랐다"며 "'이곳에 왜 왔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트레킹이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고소증세, 더위 등을 이긴 대원들은 6일 히말라야 직지봉 베이스캠프(4200m)에 도착해 본격적인 등정 준비뿐만 아니라 새로운 마음을 가다듬었다.


◈ 히말라야에서 꽃핀 동료애

차량이동이 끝난 후부터 대원들은 트레킹으로 후세마을에서 베이스 캠프까지 도착했다.

3일간 이어진 트레킹에서 대원들은 고소증세, 더위와 싸워야 했다.

특히 고도가 높아지면서 대원들의 컨디션 저하, 식욕 부진 등 현상이 나타났다. 대원들의 의욕도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35도 이상 웃도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대원들은 연일 녹초가 됐다. 그러나 대원들은 특유의 '동료애'로 고소 증세와 더위를 현명하게 이겨냈다.

올 처음 히말라야에 도전한 대원들은 특히 고소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대원중에 몇명츤 트레킹 중 대원들 틈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또 다시 도전한 선배 대원들은 뒤처진 대원에게 물을 건네고 등을 두드려 주며 후배들을 챙겼다.

선배 대원들은 뒤처진 대원들을 뒤따르며 격려와 배낭을 대신 들어주는 배려를 잊지 않았다.

사이초 캠핑장에서 베이스캠프까지는 모두 너널지대로 이뤄져 있다. 너널지대뿐만 아니라 곳곳에 크레바스도 있어 대원들을 더욱 지치게 했다.

황병찬 대원은 "고도가 3000m 정도면 한발짝 움직이기도 벅차다"며 "그런데다 너널지대까지 형성돼 있어 대원들의 트레킹은 최악의 경우"라고 말했다.


◈ "휴대폰속 가족사진에 위안"

인터뷰/채이규 충북산악구조대


"히말라야 베이스 캠프에 와보니 10개월 된 딸이 무척 보고 싶습니다."

채이규 대원(33·충북산악구조대)이 한국을 떠난지 일주일 만에 가족의 그리움을 드러냈다.

채 대원은 "트레킹이나 대원간 호흡을 같이 할 때는 잘 모르겠는데 텐트 안에서 눈을 감고 있으면 부인과 딸이 눈에 선하다"며 "이럴 때마다 휴대폰에 찍어 놓은 사진을 보며 위안을 삼곤한다"고 말했다.

채 대원은 특히 "고도를 높이면서 고소증세가 나타나면 더욱 더 가족 생각이 간절하다"며 "안캄 캠프장에서 베이스 캠프까지 이동하는 트레킹 중에는 고소증세가 정말 심했으나 가족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채이규 대원은 "히말라야로 출발할 당시 가족이 경제적인 부담과 심적으로 이해해준 것에 대해 매우 고맙다"며 "가족을 위해서라도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복귀 후 한 달 뒤면 딸 아이가 돌이 된다"며 "돌잔칫날 히말라야에서 준비한 선물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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