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멘 아 브라더"
"올 멘 아 브라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6.0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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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김 영 회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회장>

요즘 우리 적십자는 참으로 바쁩니다.

연중 계속되는 구호활동에 연례행사나 다름없는 회비모금까지 겹쳐 하루하루가 쉴 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지난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청주와 보은에서 두차례에 걸쳐 2000명의 노인들에게 경로잔치를 열어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주었습니다. 말이 1000명이지 일시에 1000명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비록 한끼의 식사일망정 우리 봉사원들은 부모를 모시듯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즐거움을 드리려고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작년 한해 충북적십자가 도내 각 지역에서 33차례에 걸쳐 벌인 급식활동의 수혜인원은 2만명에 달합니다. 행사장을 마련하고 재료를 구입하고 음식을 만들어 접대하는 일은 당연히 봉사원들이 하지만 거기 들어가는 경비는 도민들이 내 주시는 적십자 회비로 충당이 됩니다. 지난 1월20일부터 시작된 올 적십자 회비는 1, 2, 3, 4차 모금을 통해 엊그제까지 13억8000만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도주의 적십자를 사랑해주시는 도민들의 애정 어린 협조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올해 모금해야 하는 액수가 14억 3천만원이니 100% 목표를 채우자면 나머지 4%, 5000만원을 더 모아야 합니다. 국민의 성금으로 운영되는 적십자는 회비모금이 목표에 미달되면 그만큼 봉사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도내 146개 봉사회 4000여명 우리 봉사원들은 지난해에도 도내 각 지역에서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했습니다. 급식봉사를 통해 배고픈 이들의 허기를 달래주었고 어버이결연을 통해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을 보살폈으며 부모 없는 조손가정의 어린아이들을 돌보았습니다.

장애인가정, 노인가정의 때 묻은 이불과 옷가지를 세탁해 주었고 결식아동들에게 밥과 반찬을 만들어 배달했습니다. 사선을 넘어 자유를 찾아 온 새터민들에게는 낯선 땅에서 삶의 터전을 잡을 수 있도록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고구마를 심어 수확한 돈으로 외로운 노인들에게 관광을 시켜드렸습니다. 가정집에 불이 나도 소방차를 뒤따라가 구호품을 전달하는 것은 적십자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이념, 그 어떤 사상도 적십자의 인도주의를 우선하지는 못합니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라고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사회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가기 어려운 이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전통적으로 우리 민족에게는 이웃이 어려움에 처하면 주변이 함께 힘을 모아 돕는 미풍이 있었습니다.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을 모아 한 그릇 밥을 만들어 사람을 살린다는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미덕이 바로 그것입니다.

1859년 6월 이태리 북부 솔페리노에서 벌어졌던 처참한 전쟁에서 적십자의 창시자인 장 앙리 뒤낭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올 멘 아 브라더"라고요. 모든 인간은 형제라는 뒤낭의 이 유명한 한마디는 145년 역사, 적십자의 불후의 명구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인간은 형제입니다. 하물며 피를 나눈 민족임에랴. 사회로부터 소외된 힘없는 우리의 이웃을 돕는 일은 동시대를 함께 사는 국민의 도리요, 나아가 의무이기도 합니다.

행복한 시민들이 꽃놀이를 즐길 때 어려운 우리의 이웃들은 음지에서 실의한 채 한숨짓고 있습니다. 오늘 도민 여러분이 내 주시는 적십자 회비는 그분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힘이 되고 용기가 됩니다.

도민여러분께 부탁합니다. 그리고 기업인 여러분께 부탁합니다. 나머지 4%를 채워주십시오.

그리하여 우리 봉사원들이 더 열심히 정성을 다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간곡히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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