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세계식량보호주의
우려되는 세계식량보호주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2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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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황신모 청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세계 곡물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우리나라 곡물가격이 낮게는 20%에서 높게는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원의 상승을 비롯하여 각종 산업용 원자재가격이 예년에 비해 더 높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자원이 빈약한 국가에서 이에 대해 느끼는 체감물가는 가계부문, 기업부문, 정부부문 구분할 것 없이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러한 악재는 해외부분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는 더욱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물론 예상은 했지만 우리는 인간의 제1차적 욕구인 식량문제에까지 위기감을 갖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식량위기가 일부지역의 일부사람에 국한된 부분적 문제였다면 이번에 닥쳐오는 식량위기는 선진국과 후진국 등 어느 지역을 가리지 않는 세계적 문제라 할 수 있다. 식량 최대생산국인 미국의 소비자들도 급등한 식료품가격에 놀라 소비수준을 낮추고 있다고 한다. 신선한 과일 대신에 냉동과일을 먹고 스테이크 대신에 통조림고기를 먹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이 식료품에 대해 느끼는 체감물가는 훨씬 심각하다. 밀, 옥수수, 콩의 수입물가가 대폭 상승하여 라면, 빵, 자장면 등의 가격이 다른 소비자물가에 비에 더욱 큰 폭으로 상승했고 거의 모든 식료품가격이 상승했다. 따라서 우리는 식료품가격의 상승으로 경기체감지수는 실제지수보다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식량위기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에너지 위기나 환경문제보다도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세계 식량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식량문제로 말미암아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난 것을 보더라도 세계 식량문제는 매우 심각한 과제이다.

세계 식량위기의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개도국과 선진국간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개도국은 선진국들이 옥수수 등 곡물을 바이오 연료개발에 전용한 것이 식량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선진국은 중국, 인도 등 개도국들이 부(富)의 축적으로 쇠고기, 돼지고기를 많이 먹게 되고 결국 소나 돼지의 사료로 곡물을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곡물공급이 증가한 것이 곡물가격이 폭등한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하나의 논쟁은 개도국에서는 선진국의 곡물투기자본으로 인하여 세계곡물가격이 폭등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선진국에서는 투기자본과 곡물가격 상승은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논쟁에서도 분명하게 노출되고 있는 큰 흐름은 대규모 곡물생산국에서 식량보호주의가 강력하게 대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규모 곡물생산국에서는 곡물수출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는가 하면 수출쿼터제 실시, 수출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슷한 곡물수출국기구를 건립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07년 기준으로 26.2%이다. 2006년 28%에 비해서도 더 낮아졌다. OECD기준으로 볼 때 4번째로 낮다. 세계 식량보호주의에 대한 식량 안보가 매우 취약하다. 현재 100%인 쌀의 자급률을 제외하면 다른 곡물자급률은 5% 이하로 떨어진다. 이번 우리나라가 세계적 식량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크게 동요하지 않고 기초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우리의 주곡인 쌀의 자급률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는 세계적 식량보호주의, 식량안보주의에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에 대비 위한 장기적이고 다각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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