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에 대한 진실공방
광우병에 대한 진실공방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15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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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이 수 한 <모충동천주교회 주임신부>

며칠전 같은 날 비슷한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다. 하나는 보건복지가족부에서 보낸 '광우병 괴담 10문10답'이라는 것으로 정부의 의견이었고, 다른 하나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서 보낸 '광우병 10문10답에 대한 진실'이라는 것으로 보건의료단체연합과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가 작성한 것이었다.

먼저 정부는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광우병 괴담에 의해 국민이 선동되고 있다며 광우병에 대한 10가지 의문을 제시하고 이 모든 것은 한마디로 과학적이지 않은 괴담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오히려 정부의 10문10답이야말로 논리적이지도 않고 과학적이지도 않다고 한다.

괴담이라는 것과 정부의 주장과 대책회의 주장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를 이용해 만드는 화장품, 생리대, 기저귀 등 600가지 제품을 사용해도 광우병에 전염된다고 하는데 감염사례도, 과학적 근거도 전혀 없는 괴담이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 위 제품에 사용되는 원료에는 광우병 원인물질인 변형프리온이 없고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도 이 제품들이 자유롭게 교역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을 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식약청(FDA)은 광우병에 걸린 소나 광우병위험물질(SRM)로 만드는 화장품은 눈이나 피부상처를 통해 광우병을 전염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둘째, 광우병 쇠고기를 다룬 칼과 도마에 의해 수돗물까지도 오염된다고 하는데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특정위험물질이 제거된 것으로 칼과 도마는 물론 수돗물을 통해서 광우병은 전파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광우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최소감염량은 0.001g으로(웰스박사의 연구) 칼과 도마로도 옮길 수 있다. 미국의 도축장에서는 30개월 이상의 소를 도축할 때 쓰는 도구와 30개월 미만을 도축할 때 쓰는 도구를 별도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것이 그 반증이라는 것이다.

셋째,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호주나 뉴질랜드 쇠고기를 먹는다고 하는데 미국에서 생산되는 쇠고기의 95%는 미국내에서 자체 소비되고 약 5% 정도가 수출된다는 것이다. 즉 미국인이 먹는 쇠고기와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쇠고기는 같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 생산되는 쇠고기의 90%는 자국내에서 소비된다. 그러나 미국내 도축 소의 90%는 20개월 미만이고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쇠고기의 99%가 30개월 미만이라고 보고되고 있다. 즉 미국사람들은 대부분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을 먹고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것은 30개월 미만이므로 같은 고기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광우병 취약 유전자 존재 유무, 광우병위험물질은 특정부위에만 존재하는지, 살코기를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지 등등의 괴담 및 진실공방이 과학적이라는 탈춤을 추며 국민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런데 국민이 정부의 주장보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의 주장을 더 믿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국민의 80% 이상이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정말 괴담에 선동되었기 때문인지 정부는 생각해야 한다.

진실은 진실일 뿐이다.

광우병의 원인은 채식동물인 소의 발육을 촉진하기 위해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미국은 동물성사료 금지조치를 더욱 완화하여 30개월 미만 도축 불합격 소도 사료화할 수 있도록 하여 광우병의 염려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미국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의 광우병에 대한 걱정은 반미 때문도, FTA반대 때문도, 좌파이기 때문도, 누군가의 선동 때문도 아니다. 삶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안 가운데 하나인 안전한 먹거리 때문이다.

다시는 책임있는 사람들의 입에서 값싸고 질 좋은 소고기를 먹게 하기 위해서라든가, 싫으면 안 사먹으면 된다든가, 광우병이 걸린 소를 먹어도 절대 광우병이 걸리지 않는다는 등의 책임지지 못할 가벼운 말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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