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간지', '명박하다' 그리고 남 시장
'노간지', '명박하다' 그리고 남 시장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14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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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김 남 균 <민주노총충북본부 비정규사업부장>

초등학교 6학년인 처조카와 대화중에 '노간지'란 말이 나왔다. '노간지'라, 도통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아이들 인터넷 신조어는 나름대로 알아두려고 했던 터인데. 음, 도통 떠오르질 않는다. 그래서 물어봤다. "에이, 이모부 그것도 몰라요. '간지'는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는 말인데 . 노간지는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이들이 부르는 말이에요."

허, 그것참 그래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말(노간지)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초등 6학년 처조카 아이는 '멋있고 폼난다'는 말이란다.

노무현 대통령의 '노'자와 '간지'가 합쳐진 말이라는데, 즉 노무현 대통령이 '멋있고 폼나는 사람'이란 뜻이란다. 그런데 왜 하필 노간지일까. "이모부 눈에는 '노간지'라고 부를 만한 게 하나도 없는데, 왜 노간지야"하고 물었다.

이미 '귀찮다'는 투로 넘어간 처조카 아이는 "이모부, 명박하게 왜 자꾸 물어요"라고 한다.

아, 대충 이해가 갔다. 요즘 네티즌 사이에서 즐겨쓰이는 '명박하다'라는 말의 반사적 비교우위가 '노간지'라는 말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예전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반쯤에 '놈현스럽다'란 말이 유행했었다. 그러고 보니 그 '놈현스럽다'의 반사작용으로 나온 결과가 지난 대선에서의 이명박 후보의 압도적 표차였었다. 그런데 어째 찝찝하다. 이제 출범 갓 몇 달만에 '명박하다'란 국민불만이 터졌고 그 반사작용으로서 '노간지'까지 나왔다. 여기서 전 현직 대통령의 공통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욕을 먹고 일을 안하고 놀고 있을 수록 칭찬받는단 사실.(심지어 전·현직 두 대통령을 빗대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식한 사람들이 부지런한 것'이라고 비꼬는 사람도 있다).

여기 청주에서도 남상우 청주시장을 빗댄 표현이 떠돌았었다. 내가 '남 시장'을 떠올린 것은 우리 지역 장애인들에 대한 청주시의 이해못할 대응방식 때문이다.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대화한다면서 이들이 들어갈 수 없는 지하식당에 회의를 잡은 청주시의 태도는 빼고 얘기한다. 더불어 이들의 요구를 과장시키고 수백억의 혈세가 들어가는 것처럼 호도한 것도 빼고 얘기한다. 정말로 어처구니 없는 것은 남 시장이 '법과 원칙'을 언급하면서부터다.

내가 '남 시장'을 거론하는 것은 각종 법률에 의해 당연히 시행되어야 할 사항조차 이행하지 않고, 더불어 자신의 선거공약까지 내팽개치며 이행하지 않는 그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계층이자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법과 원칙'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전임 청주시장은 현재의 '남 시장'처럼 하지는 않았다. '남 시장' 덕분에 갑자기 전임 시장이 '한간지'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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