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 만든 문화시민의 긍지를 갖자
직지 만든 문화시민의 긍지를 갖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5.1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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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 종 룡 <청주시의회기획행정위원장>

지난 5일 청주시의회 기획행정·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해외 연수중 체코 국립도서관에 이어 두 번째로 유네스코 직지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 과학연구원 음성기록보관소를 공식 방문했다.

디트리히 쉴러 소장을 비롯한 음성기록보관소 직원들은 우리 연수단을 현관 앞에서 기다리며 따뜻하게 환대해 줬고 공식 회의장 한 옆에는 지난 2007년도에 수상한 두루마리형 직지상 상장을 자랑스럽게 내걸어 놓았다. 이 상장을 본 방문단은 오스트리아 음성기록보관소가 직지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얼마나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아마도 자신들의 노력에 의한 결과물이 세계기록유산 분야의 노벨상이라 할수 있는 직지상을 수상했다는 타이틀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듯했다.

우리 일행을 맞이한 쉴러 소장은 음성기록보관소의 연혁과 기록보관 현황 등에 대해 직접 브리핑을 했고 기술적으로는 어떻게 영상기록들을 복원하고 녹음을 하고 있는지 담당 연구원들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오스트리아음성기록보관소는 지난 1899년 세계 최초로 설립된 음성연구 기관으로 모든 학문에 대한 음향학적인 정보로서의 음성을 녹음, 수집, 보관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영상기록 분야로도 활동영역을 넓혀오고 있다. 현재 음성과 영상기록물은 모두 6만5000건에 이르고 우리나라 음성자료도 5건이 보관돼 있다고 한다.

브리핑이 끝난 후 커피와 음료 등이 준비된 다과장소로 자리를 옮겨 청주시와 음성기록보관소의 공동 관심사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음성기록 보관 작업이 이곳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야 한다는 쉴러 소장의 이야기에서 우리도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찍어낸 위대한 문화시민으로 직지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지키며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지금보다도 더 절실함을 느끼며 고인쇄박물관과 음성기록보관소, 양도시간의 지속적 교류와 공동연구 및 유대강화를 진지하게 당부했다.

인류의 역사가 진행돼 오는 동안 네번에 걸친 정보혁명이 있었다.

언어와 문자에 이어 제 3의 정보혁명이라 일컬어지는 금속활자의 발명, 그리고 컴퓨터의 발명 등 4가지 단계를 말하는데 그중에서도 금속활자의 발명은 지난 천년간 인류문명사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평가를 기반으로 직지상과 청주의 위상을 재조명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직지는 지난 2001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데 이어 2004년 4월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기록유산 최초의 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지의 창조적 가치와 역사적 가치 그리고 세계 인류사에 공헌한 우리 민족의 뛰어난 역량 등을 종합해 볼때 7대 의회에서 외교부에 건의해 제정한 직지상이 인쇄문화의 메카 청주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그 위상을 높여주고 있음을 직접 확인한 뜻깊은 연수였다.

오스트리아 음성기록보관소는 지난해 직지상을 수상하며 받은 상금 3만달러를 아시아에서 받은 상금인 만큼 아시아에서 음성기록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필리핀 민속음악 보존을 위해 필리핀 대학에 위탁해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쉴러 소장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직지상의 제정 취지에 공감하고 직지상의 중요성과 위상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잊혀져가는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그것을 복원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느낄수 있었고 또 자국의 것만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잊혀져가는 소리를 지키려는 그들의 노력과 그 업무를 담당하는 연구원들의 자부심을 엿보면서 우리의 역사적인 사료(史料)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아쉬움이 크게만 느껴졌다.

현관 밖까지 환송해 주던 그들의 열정을 떠올리며 이제는 직지를 찍어낸 문화시민의 긍지를 지키려는 노력이 65만 청주시민의 가슴속에 뭉클하게 다시 한번 용솟음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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