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우들, 한국적인 것 지키며 美 진출하길"
"韓 배우들, 한국적인 것 지키며 美 진출하길"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3.2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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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삼국지' 홍보차 내한한 홍콩스타 유덕화
"안녕하세요" 한국어로 밝게 인사를 건네는 홍콩스타 유덕화(류더화·47)의 얼굴에는 하루종일 이어지는 인터뷰 일정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기색이 없다.

영화 '삼국지용의 부활' 홍보차 1년여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유덕화는 그 얘기로 입을 열었다. "'삼국지용의 부활'은 관우, 장비, 유비 이야기가 아닌 조자룡의 이야기를 그린 '삼국지' 영화입니다. 조자룡도 승승장구한 영웅으로서가 아닌, 실패에 고뇌하는 인간으로 그렸죠. 조자룡의 패배를 그리는 유일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삼국지용의 부활'은 앞서 그가 한국 시장에 선보인 '묵공', '명장' 등 영화처럼 서사구조를 갖는 대작 영화다. 유덕화 외에도 매기 큐, 홍금보 등 초호화 출연진이 연기를 펼쳤다. 연이은 서사극 출연에 이유가 있을까 싶어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오히려 "주성치 영화처럼 유쾌한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데 최근에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지 못해 대작 영화에 연이에 출연하게 됐다"고 의외의 대답을 한다.

"사실 코믹한 영화에도 출연을 했는데 한국에 소개가 많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사극 영화 전문 배우처럼 인식이 돼 버렸네요.(웃음) 코믹한 영화 뿐 아니라 '니딩 유(孤男寡女Needing You. 2000)' 같이 편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도 출연하고 싶어요."

그는 한국 영화계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는 개인적인 소감과 함께 우리 영화 '식객'의 얘기를 꺼내 놓는다. 최근에 본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재밌는 작품이란다. "독특하고 한국적인 색깔이 많이 담긴 영화라서 좋았어요. 한국적이라는 점이 오히려 홍콩에서의 흥행에는 걸림돌이 됐지만 저는 한국 영화가 더 한국 문화를 많이 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홍콩을 대표하는 배우로서 수차례 할리우드 진출을 제안 받았으면서도 그는 결국 할리우드 행을 택하지 않았다. "제가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해서 다른 홍콩 배우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가 여러 편 있죠. 그런데 저는 여러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할리우드 영화에서 홍콩 배우가 연기한 역할 가운데 꼭 유덕화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역할이 있었느냐고요. 그게 제가 할리우드에 가지 않은 이유에요"

자신이 꼭 해야만 하는 역할을 찾지 못해 가지 않았다는 그의 말은 할리우드 진출을 마치 대단한 벼슬이라도 한 것인 양 광고하는 아시아 배우들에 대한 일침이다. "한국 배우들이 자신과 맞는 역할이 주어졌을 때 할리우드에 갔으면 해요. 그냥 무조건 할리우드에 가지 말고요. 꼭 한국적인 것을 지키면서 미국에 갔으면 합니다"

유덕화는 할리우드 뿐 아니라 한국 영화 가운데에서도 자신에게 적합한 역할이 있으면 꼭 출연하겠다고 강조했다.

27년차 배우. 더 까다롭고 더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 당연한 시기에 그는 오히려 생각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단순하고 빠른 선택. 그리고 열정 가득한 다작(多作). 오늘날 홍콩의 대표배우 유덕화를 있게 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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