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으로 보는 2人 2色
화폭으로 보는 2人 2色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2.14 2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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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젊은 예술가 전시회
젊은 작가들의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전시회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숨쉬기 운동'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여는 서정두 작가는 일상의 풍경을 낯선 시선으로 담아냈으며, 'Thing-RAM(random access memory)'로 개인전을 여는 정의 작가는 기억을 통해 발견하는 자아를 작품 속에 표현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새로움을 창출하고 있는 20대 두명의 젊은 예술인들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 작가의 시각으로 본 운동 풍경

서정두 작가 '숨쉬기 운동'

"운동이란 가벼운 옷차림으로 좋은 공기를 마시며 하는 것인데, 현대인들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현실을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옷으로 겹겹이 싸고, 마스크에 햇빛 차단 모자까지 착용하고 마치 전쟁터에 나가듯 운동을 하죠. 이를 인형으로 제작한 작품들은 본질과 현실의 어긋남을 풍경으로 담았습니다"

일상 속에 나타나는 낯선 풍경에 시선을 두고 있는 서정두 작가의 작품을 보면 개구지다는 생각이 앞선다. 문틈으로 바라보는 호기심 가득한 아이가 연상되기도 하고, 장난기 가득한 아이의 짓궂음도 느껴진다. 이번 전시작품 역시, 무심코 스쳐지나기 쉬운 일상을 포착해 '숨쉬기 운동'으로 선보인다. 50여점의 작품들은 색만 다를 뿐 똑 같은 형태를 보여준다. 높이 쳐든 팔과 푹 눌러쓴 썬캡, 울퉁불퉁 실루엣으로 나타나는 속살은 운동이란 주제에 담긴 현대인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같은 움직임의 형태는 기계적인 동작을 표현하는 의도입니다. 팔살을 뺀다고 높이 쳐든 팔의 자세를 보면 굉장히 이상한 포즈인데도 운동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꿋꿋하게 이 형태를 취하고 있어요. 유행처럼 말이죠. 이상함이 어느 순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을 다시 낯설게 바라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개구진 작품은 웃음 짓게 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예술이 주는 중압감보다는 가벼움으로 터치하면서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던져준다. 낯선 세상이 모두에게 익숙해지는 순간, 작가는 이 타협점을 놓치지 않고 작품 속에 개구진 모습으로 담아내고 있다.

첫 개인전이라 관객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는 서정두 작가는 젊은 예술인답게 새로운 창조를 향한 예술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충북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하고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1기 입주작가로 선정된 작가는 2007 Sound of Mind(신미술관, 청주), 미술관은 내 친구 Art & Kitchen(신미술관, 청주),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개관전 등 그룹전을 통해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 차가움으로 그려낸 유년의 기억

정의 작가 'Thing-RAM'

정 의 작가의 첫 개인전 'Thing-RAM(ran-dom access memory)'이 열리는 1층 전시장은 캄캄하다. 어둠을 배경으로 작품만이 형광 불빛에 드러난다. 특수유리를 화폭으로 사용한 작품은 새로운 예술장르의 창조와 도전이다. 처음 시도되는 장르인 만큼 보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으로 작품을 이해하게 된다.

"유리판을 깎아 입체감과 명암을 표현한 작품은 조소와 드로잉, 회화, 판화 등의 기법이 혼재되어 사용되었습니다. 유리판을 모래로 깎으며 작품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이미지에 대한 기억과 상상으로 채워지고, 마지막 빛으로 완성됩니다."

이는 기존에 이미지를 빛으로 드러내는 작품세계와는 달리, 빛을 가지고 이미지를 끌어내고 있다. 유리의 특성으로 인해 관람객이 작품을 바라보는 면과 보이지 않는 뒷면의 다름처럼 빛이 주는 이미지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며 작품을 받쳐준다.

"유리는 표면과 뒷면에 전혀 다릅니다. 더욱이 입체감과 명암을 표현하는 데는 유리를 잘 알아야 가능하지요. 3년간의 군복무를 유리업체에서 보내며 유리 다루는 기술을 배웠는데, 이러한 경험이 예술과 접목해 작품으로 첫 선을 보이게 됐습니다."

유리의 차가움 속에는 작가의 기억이 이미지로 담겨졌다. 유년의 기억을 끄집어 내어 드로잉하고, 이를 뭉뜨그려 흐릿한 이미지로 그려낸다. 이미지 변형은 관람자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작품을 하나의 이미지로 가두기보다는 관람자의 다양한 시각이 우선한다는 생각에서다.

"작품을 만들어 놓고 생각을 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생각이 먼저인 상태에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전시회를 Thing으로 주제를 정했어요. 또한 하나에 고정된 작품에 매달리기보다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려는 의도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즐기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싶다는 정 작가는 재료의 다양화와 장르의 영역을 넘다들며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다. 현재 충북대학원에서 미술학과 조소전공 중이며, 2007 오픈 스튜디오, 2004 하이닉스 3인 단체전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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