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신부님!
신부님! 신부님!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1.2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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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김 남 균 <민주노총충북본부 前 사무처장>

'삼성 비자금'의 실체를 증언하고 있는 김용철 변호사, 그의 기자회견장에는 항상 신부님들이 계셨다. 그리고 낯익은 얼굴, 바로 김인국 신부님이시다. 굳이 김용철씨뿐만 아니라 우리 노동자들에겐 신부님은 피난처, 안식처가 되어주시곤 했다. 고마우신 신부님!

그가 함께 하시는 일이기에, '삼성 비자금' 및 '부패커넥션', '삼성 장학생'은 단순히 어떤 사람의 주장이 아니라 '진실'이라는 확신이 든다. 강직하고 정의로운 신부님의 모습을 기억하기에 말이다.

신부님의 언론인터뷰 내용을 접했다. 그 중에서 유난히 가슴끌리는 대목이 있다. 그 대목을 옮겨 쓴다.

"대부분이 김용철 변호사들이 했던 이야기들로, 가슴이 아픈 건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다. 이 대명천지에 무노조, 비노조 경영이라는게 말이 되는가! 그걸 무마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동자들을 탄압했을까. 또 이런 불법, 편법을 무마시키기 위해 국가기관을 얼마나 오염시켰을까를 상상해야 된다."(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 입니다' 인터뷰 중에서 옮겨옴)

신부님 말마따나 삼성의 노동자들은 정말로 많이 아팠다. 책꽂이 꽂혀 있는 '무노조 삼성, 왕국은 없다'라는 삼성의 노조탄압 사례를 모은 174쪽 백서로도 표현 안 되는 큰 아픔이 있다. 이 아픔은 '납치, 감금, 미행, 테러, 회유, 매수' 이 모든 것들이 여지없이 동원되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은 상처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 영혼을 파괴한다. 10여년 전, '대한민국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타이어의 노조탄압을 옆에서 보았던 나는 '분노'가 아니라 '공포'를 느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이 공포는 내 가슴을 파고 들어가 한국타이어 혹은 그 계열사에서 노조를 만든다 하면 내 피부는 닭살처럼 소름이 돋는다.

청원군에 있는 작은 회사, 일하는 사람이 50명 정도되는 그 회사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그게 한달 전인데, 그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풀이 잔뜩 죽어서 나타났다. "회사에 갑자기 깍두기가 나타났어요. 문신도 장난이 아니에요. 그리고 그 다음날 사장이 직원 전체를 모아놓고 새로 채용한 직원이라고 소개를 했어요. 근데 이 놈아가 장난이 아니에요. 지 어므이 아부지뻘 되는 우리들한테 등뒤에서 온갖 욕설을 해요. 갑자기 점심도 그 놈아 한테서 식권을 받아야만 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는 이제, 조합원이 10명밖에 안 남았어요."

김인국 신부님은 어떤 기자에게 떡값 받은 검사들을 '1만2000원에 영혼은 판 사람들'이라는 비유를 한 적이 있다. 신부님에게 갑자기 하소연 하고 싶어진다. 아니 고자질이다.

'신부님! 신부님! 그 사람들만 영혼을 팔았겠어요. 힘센 젊은이들이 일당 10만원, 20만원에 눈이 멀어 아무생각 없이 어머니, 아버지뻘 되는 사람들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이 난잡한 현실은요. 그리고 그런 현실에 대해서 청맹과니처럼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는 우리 사회는요. 실제는 우리 사회가 집단적으로 영혼을 판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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