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지 없는 자생종 개나리
자생지 없는 자생종 개나리
  • 우래제 전 충북 중등교사
  • 승인 2024.03.27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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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우래제 전 충북 중등교사
우래제 전 충북 중등교사

 

`나리 나리 개나리…'

나리꽃을 닮았지만 `개'가 붙은 것은 나리에 비해 꽃이 작고 볼품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작은 꽃들이 모여 언덕이나 뚝방을 노랗게 물들인 모습은 꽃이 큰 나리 못지않게 환하고 화사하다. 산기슭이나 양지바른 언덕에서 피는 개나리는 우리 시골의 정겨운 모습으로 봄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꽃이다.

개나리나무,신리화, 조선금종화, 신리화(辛夷花),어사리,서리개나리,금강방울개나리나무라고도 하며 북한에서는 개나리꽃나무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golden bell'이라고도 한다. 낙엽 활엽 관목으로 학명에 있듯이 우리나라가 원산지이고 우리나라 특산 식물이다. 그러나 개나리의 자생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예전에 자생하던 개나리가 있었는데 그 개나리를 개량한 현재의 개나리만 키우다 보니 우리나라 자생 개나리는 찾을 수 없게 되었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그 의견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개나리꽃은 밝은 노란색 꽃은 통꽃이나 꽃부리의 끝이 4갈래로 갈라졌고 잎이 나오기 전 3~4월에 핀다. 꽃받침은 녹색이며 4개로 갈라지고 털이 없다. 꽃은 일반적인 다른 꽃들과 다른 특이한 모습이다. 암술이 짧고 수술이 긴 꽃(단주화) 과 암술이 길고 수술이 짧은 꽃(장주화), 2가지 꽃이 핀다. 보통 단주화를 수꽃, 장주화를 암꽃이라 하고 단주화가 피는 나무와 장주화가 피는 나무가 따로 있어 암수딴그루라고 한다. 그러나 암술과 수술이 꽃 한 송이에 있어 암수딴그루로 단정하기는 어렵고 양성화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보통 단주화가 많다. 꽃에는 수술이 2개, 암술이 1개 들어 있다고 하나 암술도 2개가 갈라져 있기도 한다.

꽃가루받이는 단주화의 꽃가루가 장주화의 암술머리에 도달하거나, 또는 장주화의 꽃가루가 단주화의 암술머리에 도달해 일어나며 열매가 맺히게 된다. 따라서 꽃은 아주 많이 피지만 2가지 꽃이 같은 곳에서 잘 피지 않기 때문에 열매가 잘 맺히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두 종의 꽃이 같이 있는 곳에서도 열매가 잘 맺히지 않는다. 간단한 실험으로 인공수분을 시킨 결과 몇 개의 열매가 맺혔다. 이런 것으로 보아 봄철 개나리 꽃가루를 옮겨주는 곤충이 없어 수분이 일어나기 어려워 열매가 잘 맺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 개나리는 씨로도 번식하지만 주로 늘어진 줄기가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는 휘뭇이나 꺾꽂이로 번식해 씨로 번식하는 것이 퇴화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비교적 열매가 잘 맺히는 의성개나리를 재배하여 그 열매를 연교라하여 약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종으로 산개나리, 의성개나리, 만리화, 장수만리화 등이 있으며 중국 원산인 영춘화도 개나리와 아주 비슷하나 꽃통이 긴 것이 개나리와 다르다. 시골집 둘레에 여기저기 개나리 만발하니 봄이 완연하다. 술 좋아하면 한 움큼 따서 개나리주 담그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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