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소양과 인문학적 소양 기르기
과학적 소양과 인문학적 소양 기르기
  •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 승인 2024.03.2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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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김태선 충북자연과학교육원장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지난해에도 많이 도와주셨는데 올해도 우리 자연과학교육원의 영재교육원 운영에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자연과학교육원 부설 영재교육원의 영재선정심사위원으로 지난해에도 도움을 주고 올해도 계속 수고해주는 분과 함께 2024년 영재교육원의 운영을 많이 지원해주십사 부탁하면서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라에 도움이 되는 미래세대를 키우는 이야기를 이어가는 중에 카이스트에서 오신 위원님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저희는 이런 예산이 있어요. 우리가 일하고 있는 분야와 전혀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을 강사로 초청합니다.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배웁니다. 그런데 그러한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계속 고민해오던 제 분야에 때로는 해결책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농업 분야, 어떨 때는 경제 분야. 최근 경제 전공한 교수님을 모셔서 4회 정도 강의를 듣고 있는데, 보는 눈이 생기더군요.”

맞는 말이다. 때때로 필자도 자연과학에 지나칠 정도로 몰입해있다가, 출장을 가서 만난 다른 분야 사람들을 통해 해갈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한번은 충북과학관협회 관련해 출장을 가는데 당일에 우리 원 자체의 행사가 너무 많이 겹쳐 있어서 시설을 담당하는 주무관님과 같이 다녀온 적이 있다.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에서 2층으로 계단을 오를 때였다. “계단을 이런 식으로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네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필자가 봤을 때는 그 계단이나 이 계단이나 뭐가 다르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 주무관님은 이전에 내가 고민하던 문제를 해결하고 해갈하는 느낌을 받았을 때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렇다. 어느 한 분야의 해결책을 그 분야만 깊이 들여다본다고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학문 간 영역에서 수많은 힌트가 살아 숨 쉰다. 나를 봐 달라고.

카이스트에서 온 위원의 말씀에 동조하며 말했다.

“맞습니다. 그리고 또한 저는 핵폭탄을 만드는 것은 과학자이지만 이 핵폭탄을 누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과학자가 아닌 정치가입니다. 일반 시민으로 자라나서 각계각층에서 기여할 대중들을 위해 과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래서 우리 자연과학교육원은,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심층 탐구의 길도 제공하지만, 대중과 일반 시민들 특히 수학, 과학 콘텐츠를 가지고 노는 학생들에게 자연과학의 흥미도가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도록 노력합니다. 먼 훗날, 중요한 이슈를 결정해야 할 때 과학적 무지로 인해서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짓지 않도록.”

외골수로 자신의 우물만 깊게 파는 것은 더 이상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협력과 소통으로 서로 지원하며 나아가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이전의 노벨상이 한 개인이 인류에 이바지한 것에 주어졌다면 오늘날 노벨상은 개인이 아닌 연구한 그룹 전체에 주어진다. 그런 면에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아인슈타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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