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에 꿴 엽전
새끼에 꿴 엽전
  • 정인영 사진가
  • 승인 2024.03.1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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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정인영 사진가
정인영 사진가

 

옛날 어느 산골에서 있었던 일이다.

눈이 펑펑 쏟아지고 찬바람이 몰아치는 섣달 그믐날 주인이 머슴들을 불러놓고 “자네들과 약속한 기간이 다 됐네. 내일 모두 고향으로 돌아들 가게. 이제 자유의 몸일세” 라고 말하고는 짚을 몇단씩 나누어 주면서 “이 짚으로 가늘고 단단한 새끼를 꼬아 주게나. 이것이 나의 마지막 부탁일세”하며 문을 닫고 나갔다.

머슴들은 얼굴을 찡그리고 짚단을 집어던지면서 “참 우리 주인은 악질이야. 집에 가는 마지막 날까지 일을 시키니” 이렇게 불평불만을 털어 놓으면서 어떤 머슴은 그냥 자고, 어느 머슴은 짚만 없애려고 팔뚝같은 굵기의 새끼를 꼬고 자는 등 모두가 주인이 시키는대로 새끼를 꼬지 않았다. 단 한사람만이 `우리 주인의 마지막 부탁인데 밤을 새워서라도 가늘고 단단한 새끼를 꼬아 드려야지' 이렇게 생각하며 손바닥에 피가 날 정도로 주인이 준 짚과 다른 머슴들이 집어던진 짚까지 모두 새끼를 꼬았다.

그 이튿날 주인이 머슴들을 불러놓고 “자네들이 어제 저녁에 꼰 새끼에 여기 있는 엽전을 꿰어 가게나”하면서 돈이 가득한 광문을 열어 주었다.

그때서야 머슴들이 후회를 하며 빈손으로 주인집을 나왔지만 마음씨 착한 머슴은 자신이 밤새도록 꼰 새끼에 동전을 전부 꿰어 가지고 가서 다른 머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근면 성실이라 함은 늘 부지런하여 모든 일에 힘써 거짓이 없고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를 뜻한다. 그 반대로 근면하지 않는다는 것은 게으르고 간사하며 경망 (輕妄) 스럽다는 것을 말한다.

근면은 돈과 비교할 수 없는 보배이기에 사람은 언제나 착실해야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 모두가 신의와 성실이 확립된 사회는 공정과 상식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목적이 있는 꾸준한 노력으로 마음속에 품은 꿈을 이룰 수 있다.

여느 사람들보다 더 연구 노력하는 열정으로 그 댓가를 정직하게 받는다는 것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보편화되어야 살기좋은 세상이라 할 것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눈물이나 슬픔만이 있는 것이 아니듯 타락하지 않은 그런 따스한 마음이 깊이 스며있는 이들은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만족한 기분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한다. 그 영원이 이미 짜여진 상자속의 작은 나비처럼 꼼짝하지 않는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꽃이라 하면 향기가 있든 없든 피어난 그대로 참 예쁜 꽃이 되는 것처럼 식물을 볼 때마다 `참 예쁘다. 잘 자라라' 고 말해주면 그 말을 들은 식물이 더욱 잘 커서 예쁜 꽃을 피워낸다고 한다. 사람도 잘 하는 행동을 알아주면서 칭찬하는 좋은 말을 해주면 착하고 예쁜 좋은 점이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사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든 아름다움이 한가지씩은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그 사람이 가진 좋은 냄새와 그 사람과의 추억 등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내안에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라 할 때 서로에게 소중한 사이가 된다는 이유도 같다고 하겠다.

사람이 태어나 한평생 살다보면 어찌 할 수 없는 날 있고,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날 있으며, 불편할 때 있고, 불안할 때도 있지만 그것을 인생의 가벼운 친구정도로 여기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사람이라면 즐거워 할줄 알고, 자유로울줄 알며, 도전할줄 알 때 행복도 함께 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괴로운 날 있고, 슬픈 날 있으며, 사람들 인심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하지만 이를 비우고 내려놓아 주면 결국 즐겁고 기쁠 것이니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해질 수 있다.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세상에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고마워 하며 주어진 인생에 최선을 다한다면 삶의 아름다움이 늘 함께 해줄 것이다.

`새끼에 꿴 엽전' 이란 옛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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