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읍성 성돌' 청주교도소 바닥에 있다
`청주읍성 성돌' 청주교도소 바닥에 있다
  • 남연우 기자
  • 승인 2024.03.18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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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현관·재소자 식당 내 바닥재로 박혀 있어
일제 읍성철거 시 탑동 교도소 건축자재로 사용
미평동 신축이전 때 성돌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
향토사학계, 정밀조사 필요성 제기 등 관심 고조
충청타임즈 단독보도
청주읍성 성돌로 추정되는 청주시 서원구 미평동 청주교도소 재소자 식당 내 바닥돌(위). /청주교도소 제공 ​​​​​​​청주시 중앙공원과 YMCA 사이에 복원된 35m길이 청주읍성 성벽의 성돌과 유사하다고 향토사학계는 보고 있다. /남연우기자 
청주읍성 성돌로 추정되는 청주시 서원구 미평동 청주교도소 재소자 식당 내 바닥돌(위). /청주교도소 제공 
청주시 중앙공원과 YMCA 사이에 복원된 35m길이 청주읍성 성벽의 성돌과 유사하다고 향토사학계는 보고 있다. /남연우기자 

 

일제강점기 때 허물어졌던 청주읍성 성돌 일부로 추정되는 돌이 청주교도소 내 식당 바닥 등에 박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향토사학계에서는 정밀조사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현석 전 청주문화원장(전 청주교도소교정협의회장)과 청주교도소에 따르면 현재 교도소 청사 현관과 재소자 식당 바닥재로 쓰인 석재가 읍성 성돌로 추정된다.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는 건 아니지만 돌의 형태나 재질 등을 봤을 때 기존에 발견된 성돌과 매우 유사한 점이 추정의 근거다.

장 전 원장은 “청주읍성 성돌은 가공방식이 일반 돌과 달라 표면이 거칠고 길쭉한 모양을 띤다”며 “교도소내 돌 모양을 보면 어느 시대 때 만들어진 돌인지 확인이 가능해 단번에 알아봤다”고 설명했다.

청주읍성은 고려시대 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청주관아와 시가지를 둘러쌓았던 성이다.

지난 1911년 일제의 시구개정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청주읍성은 철거됐고 이때 성돌이 공공기관이나 하수구 등을 만드는 용도로 흩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안길 쪽에 위치했던 청주읍성의 성돌이 청주시 탑동에 있던 교도소를 거쳐 미평동 청주교도소까지 오게 된 이유다.

당시 유출됐던 성돌 중 일부가 청주시 탑동교도소 건축 당시 기초로 쓰였던 것이다.

이후 1978년에 탑동에서 현재 위치인 미평동으로 교도소를 신축 이전하면서 성돌도 함께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장 전 원장은 지난 2013년에 우암산에서 많은 양의 성돌을 보고 청주읍성 성돌 모으기 운동본부와 청주시에 알리는 등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청주읍성 성돌 모으기를 통해 곳곳에 흩어져 있던 800여개의 성돌이 발견됐다.

이렇게 모아진 성돌 중 650여개는 청주읍성 복원공사에 쓰였다.

현재 중앙공원과 YMCA 사이에 약 35m 청주읍성 성벽 일부가 이렇게 복원됐다.

나머지 150여개의 성돌은 보관 중이거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성돌은 일신여자고등학교 건물 일부, 수동 대한불교수도원 계단, 개인주택 정원 등 다양한 곳에서 발견됐으며 현재도 계속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청주교도소 관계자는 “청주읍성 성돌이 어떻게 높은 지대에 있는 청주교도소 청사까지 오게 됐을까 궁금했었다”며 “탑동교도소에서 이전할 당시에 옮겨왔었다고 하니 이제야 의문이 풀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주교도소에 산재한 돌의 청주읍성 성돌 여부에 대한 학계의 정확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남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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