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고향 옥천
대한민국의 고향 옥천
  • 최상규 한국문화관광포럼 대표이사
  • 승인 2024.03.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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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포럼
최상규 한국문화관광포럼 대표이사
최상규 한국문화관광포럼 대표이사

 

도시에서의 삶이 허전하고 팍팍해져 갈 때, 자연스레 마음에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고향….

우리는 점점 고향의 원형을 잃어가고 있음을 수시로 느낀다.

농경사회 중심으로 펼쳐지던 마을의 언덕과 풍경, 먹거리, 까까머리 친구들, 밤하늘에 일렁이던 개구리 울음소리….

우리는 어디서 잃어버린 고향의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가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시인 정지용의 고향을 향한 마음이 애틋하게 표현된 `향수'(鄕愁)에서 아쉬운 마음을 시와 노래로 달래곤 한다.

향수와 고향의 고장은 역시 옥천이다. 1988년 1회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36회 지용제를 꾸준히 개최해오면서 시와 고향의 이미지를 지역 대표 이미지로 포지셔닝 해오고 있다.

지용제를 2019년 제32회까지 정지용 시인의 출생일인 음력 5월15일 전후로 개최하였으나, 4년간은 코로나19 등의 사유로 9~11월로 변경했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최근 1000여 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거쳐 제37회 지용제를 5월17일~19일 옥천읍 정지용 생가 일원에서 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지난 2019년 이후 5년 만의 5월 개최다. 5월, 좋은 계절이다.

지용제의 콘텐츠는 지용의 시를 메인테마로 각종 시 관련 문학행사와 공연, 체험 등이 어우러지며 점점 구읍 중심으로 콘텐츠를 확장시켜 가고 있다.

상계체육시설 인근을 주무대로 주요 프로그램들을 배치하던 것을 과감하게 구읍 중심으로 확장하여 도시재생효과를 내려고 의도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축제기획의 방향성으로 평가된다. 옥천 구읍은 현재까지도 레트로적인 분위기가 비교적 잘 보전되어있다.

고층빌딩도 거의 없고 군데군데 자그마한 텃밭들도 있고 지용문학관 앞으로 지용의 실개천은 아직도 흐르며, 아늑한 고향의 느낌을 잘 보존하고 있다.

만일 구읍이 활성화되면서 브랜드 커피숍이라든가 각종 프랜차이즈 상가가 진입하기 시작한다면 구읍의 가치는 사라질 것이다.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지 않고 굳이 옥천 구읍을 방문할 이유도 사라질 것이다. 현재 오래된 구읍의 맛집들이 존재하고 옥천향교, 옥주사마소, 육영수 생가, 정지용 생가, 지용문학관 등이 장소의 의미를 잘 지켜주고 있다.

인문지리학이나 관광학적으로 SPACE와 PLACE의 차이점이 있다. SPACE는 아직 의미나 정체성이 형성되기 이전의 상태이다. PLACE, 즉 장소가 된다는 것은 그곳의 장소적 정체성과 이미지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축제와 관광마케팅 등의 소프트웨어적 콘텐츠전략을 통하여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내부의 지역도시민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방문하는 관광객들과의 지속적인 관계관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다. 관광적인 용어로는 정주인구를 넘어서 생활인구를 확장해가는 전략으로 이어지는 접점이 된다.

올해 지용제에 새로운 축제콘텐츠를 기대한다. 구읍이 활성화되고 고향콘텐츠가 보강되길 기대해본다. 고향을 가고 싶을 때, 망설임 없이 옥천을 방문하여 마음껏 고향의 향기를 누리고 올 수 있는 지역이 되기를 바란다. 고향의 전경, 고향 먹거리, 고향 체험거리 등을 통해 지용제 기간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방문 및 체험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관광콘텐츠가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대한민국의 고향은 옥천”이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사용하고 관광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현대시민들의 외롭고도 허전한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고향콘텐츠로 빛나는 옥천이 되길 바란다. 옥천,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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