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도시 매몰 경계해야 한다
꿀잼도시 매몰 경계해야 한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4.03.14 1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이형모 선임기자

 

청주시의 꿀잼도시(재미있는 도시) 만들기가 수변 복합문화공간 조성 방향으로 추진된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친수공간 마스터플랜을 수립,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과 미호강을 중심으로 한 수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킬 방안을 발표했다.

시민들이 즐겁고 살맛 나는 청주를 만들기 위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꿀잼' 공간 조성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노잼도시(재미없는 도시)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너무 당연하다.

청주는 신성장산업 육성과 대기업 유치로 산업도시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시민 삶의 질이나 기품 있는 도시 이미지와 직결되는 사회 기능들은 등한시됐고, 끝내 노잼도시라는 오명을 떠안고 말았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 어느 때보다 중시되는 시대에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아닐 수 없다. 그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겠다는 것이 꿀잼도시 핵심이다. 이 시장의 핵심공약이기도해 속도감 있게 추진한겠다는 의지도 엿 보인다.

구체적으로 사업을 뜯어보면 다양한 볼거리가 포함됐음이 확인된다. 꽃밭밖에 볼수 없었던 무심천에 분수대를 설치하고 피크닉존과 문화공간을 만든다. 문암생태공원에도 튤립정원을 조성한다.

이 시장은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친수공간 마스터플랜을 수립,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과 미호강을 중심으로 한 수변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즐겁고 살맛 나는 청주를 만들기 위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꿀잼' 공간 조성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도 했다.

꿀잼도시에 대한 지자체들의 관심은 뜨겁다.

대표적인 도시가 울산이다. 울산은 기록적인 제조업 성장을 앞세워 산업수도라는 위상은 얻었지만 노잼도시라는 오명을 떠안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관광, 스포츠 인프라, 생태, 문화시설 분야 등에서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한다. 꿀잼도시 만들기에 혈안이돼 있기는 상당수 도시들도 마찬가지다. 지자체들이 민간자본까지 끌어들여 볼거리와 즐길거리 만들기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꿀잼도시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를 추정케 한다.

하지만, 주민의 욕구를 채워주고 관광객 유치가 시대 흐름에 맞는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충분한 검토없이 중구난방으로 진행하다 보면 적지 않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지자체들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심정으로 너도나도 사업계획을 추진하다 보면 국가적 차원에서는 중복투자와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지역 주민의 요구를 만족시키려면 다른 도시와 차별화는 물론 지역의 특색을 담는 체계적이고 거시적인 구상과 추진이 필요하다.

꿀잼도시는 주민의 삶의 질과 도시의 이미지와 직결돼 있다. 볼것과 갈곳이 없다고 아우성인 시민들이 이 사업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높은 수 밖에 없다. 촘촘한 사업이 중요한 이유다.

다만 정책이 꿀잼 사업에만 매몰되는 정책은 경계해야 한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 어느때보다 중시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시민들이 원하는 분야도 다양화하고 있다. 곳곳에 널려있는 스포츠 시설 이용 문턱을 낮추고, 체험장 조성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상이 즐거워야 꿀잼도시라고 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