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워싱은 안된다 ⑵
ESG 워싱은 안된다 ⑵
  •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 승인 2024.03.12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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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NET ZERO)칼럼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기후변화의 중심적 의제로 설정되면서 기업의 윤리적, 가치중심적, 사회책임투자(SRI)에서 ESG투자와 ESG경영을 포함한 ESG생태계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19 이후 금융시장의 관심이 환경문제로 집중되면서 ESG생태계는 더욱 관심을 받게됐다.

기후변화에 대한 단기적 해결책은 없고 기후위기가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다가설 수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권도 환경보호 가치를 중시하는 ESG 경영에 더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말이다.

기업이 환경과 노동·공급망·인권을 포함한 사회적책임 그리고 건전하고 투명한 기업구조개선 등을 담은 경영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업을 평가할 때 온실가스 감축이나 친환경산업 및 노동과 인권보호를 위한 경영활동을 하지 않으면 기업에 대한 투자를 멈추거나 심지어 투자금마저 회수할 수 있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기업가치 또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단지 재무적 숫자가 아닌 비재무적인 요인에 더 많은 중요성을 두고 있다.

앞으로 재무 외적인 포괄적인 평가로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출해나가는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비재무적인 요인이 바로 ESG 평가다.

세계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핑크 회장은 “기후변화 리스크가 곧 투자리스크이며 기후변화 대응은 역사적으로 손꼽힐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하면서 해마다 투자회사에 서신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요즘들어선 다소 소극적인 방향으로 돌아섰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탄소감축 산업분야 투자규모는 늘려가고 있다.

블랙록 이외에 글로벌 3대 자산운용사로 손꼽히는 뱅가드그룹, 스테이트스트리트 코퍼레이션을 비롯해 세계 주요 기관들도 ESG요소를 반영해 투자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블랙록이 관리 중인 자산이 한국의 GDP의 5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하니 3대 자산운용사의 영향력은 가히 짐작이 될 정도다. 글로벌 평가사들도 ESG 평가결과를 기업 신용등급에 반영하고 있고 평가기준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ESG가 환경과 사회에 대한 관심보다 투자에 너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우려감을 낳기도 한다.

정부도 2021년 EU의 ESG 실사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용 K-ESG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환경(E)은 기후변화와 관련된 기업의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다. 사회(S)는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기업의 권리와 의무를 포함하고 있는데 최근들어 인권, 안전, 보건 등이 이슈화되고 있다. 지배구조(G)는 회사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권리와 책임영역으로 이사회의 다양성, 임원급여, 윤리경영 및 감사기구 등이 주요 평가기준이 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ESG 등장이 사실 달갑지만은 않다. 재무적 평가를 받는 것도 쉽지 않은데 거기에다 재무외적인 ESG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게 여간 부담이지 않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금융회사 부실방지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시대적 흐름은 ESG 경영의 필요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기업의 ESG 경영은 넷제로 달성에 중심적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ESG 평가 지표와 기준설정 등 과제도 많고 변수도 많다.

그럼에도 가야할 길이라면 ESG 경영이 ESG 워싱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기업과 함께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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