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러, 한국인 구금 협상카드 활용 가능성"…남·북한 대조도
외신들 "러, 한국인 구금 협상카드 활용 가능성"…남·북한 대조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4.03.1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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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 혐의 한국인 첫 사례…사건 '일급기밀' 분류
AP·BBC "러, 외국인 수감자 협상카드 사용 전례"

알자지라 등 "러, 남한은 비우호국…북과는 밀착"



러시아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이 스파이(간첩) 혐의로 체포된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러시아가 정치적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국에 동조해 러시아를 비난함으로써 비우호국으로 지정됐고, 반면 북한과 러시아는 밀착 관계를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이 소식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을 통해 처음으로 전해졌다. 타스는 사법당국은 인용해 한국인 백모씨가 지난달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지난달 말 모스크바로 이송됐으며 현재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구금돼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수사당국에 따르면 백씨는 국가 기밀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겨준 혐의인데, 해당 사건 자료는 '일급기밀'로 분류돼 있다고 했다. 러시아 법원은 11일 백씨의 구금 기간을 6월15일까지로 3개월 연장했다.



AP통신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러시아가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 여러 명을 구금하고 다양한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짚었다.



AP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가 간첩 혐의로 체포돼 1년째 억류 중이고, 그해 10월엔 자유유럽방송(RFE/RL) 소속 러시아계 미국인 기자 알수 쿠르마셰바가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 미등록 혐의로 체포된 뒤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정보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지난달 '독일인 남성'이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같은 달 미국-러시아 이중국적자인 크레시야 하바나가 우크라이나 자선단체에 기부했다는 이유로 반역죄로 기소된 것도 확인됐다.



이에 앞서 2022년 2월엔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마약 밀입국 혐의로 체포됐다 그해 12월 미국에 수감돼 있던 러시아 무기거래상 빅토르 부트와 맞교환 석방된 바 있다.



AP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해외에 있는 러시아 수감자 석방을 위해 외국 시민을 협상 카드로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며 "그러나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는 "러시아가 한국인 남성을 간첩 혐의로 구속했다"면서 "최근 수십 년간 러시아에 억류된 최초의 한국인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 언론을 인용, 백씨는 종교인이며 함께 체포됐던 부인은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BBC도 보도에서 "러시아는 정치적 협상 카드와 (자국민) 죄수 교환을 위해 다른 나라 국민을 체포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서방 동맹국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약속했다"며 "동시에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상기했다.



아랍권 알자지라는 "러시아가 간첩 혐의로 한국인을 구금했다"면서 "러시아에 수감된 외국인 중 가장 최근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번 사건은 한국인이 간첩 혐의로 러시아에 구금된 첫 사례"라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2022년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분류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는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북한과의 관계를 심화했다"며 "미국과 (서방)다른 국가들은 북한이 기술적 노하우를 받는 대가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비난했는데, 양국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자지라는 "러시아에서 간첩 행위는 최대 징역 20년에 처해진다"는 점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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