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수지 적자
관광수지 적자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4.03.11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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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K-팝, K-푸드, K-무비 등 K-컬처가 전세계인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희안하게 맥을 못추는 분야가 있다.

바로 여행분야 `K-트립(Trip)'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관광수지는 12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도인 2022년의 63억달러 적자 규모에 비해 두 배나 훌쩍 넘어선 수치다.

심각한 건 우리나라의 관광수지가 2000년대 들어 2001년부터 23년간 연속 적자 행진이라는 점이다.

근래 통계만 보더라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때 적자 폭이 58억달러~63억달러(2020~2022년)로 조금 줄어들었을 뿐 2016년엔 106억달러, 2017년 183억달러, 2018년 165억달러 규모로 매년 100억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덩달아서 해외 카드 결제액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국내 신용카드사의 개인 신용카드 해외 사용액은 16조8526억원으로 2022년의 11조9358억원 보다 41%나 급증했다. 2021년의 해외 결제액 8조2989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2배나 늘었다.

해외 카드 결제액의 폭발적인 증가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해외 여행 수요가 회복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여행객은 2271만명으로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655만4031명 보다 3.5배 급증했다.

해외 카드 결제액의 증가는 국외 여행뿐만 아니라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등 온라인 해외 쇼핑몰 이용자수의 급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관광수지 적자는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 여행객보다 외국 여행을 간 우리나라 사람들이 쓴 돈이 더 많다는 뜻이다.

당연히 우리나라 해외 여행객 수보다 한국에 온 외국인 여행객 수가 턱없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은 1103만명에 불과했으나 외국으로 여행을 나간 한국인 수는 2272만명에 달했다. 내한 외국인 여행객이 국내 해외 여행객 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니 여행 수지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대 일본 관광수지 적자 규모가 가장 컸다.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 수는 696만명이었으나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 수는 231만명에 불과했다. 일본 관광업계에서 한국인은 최고 손님으로 대우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500만명이었는데 이중 약 30%가 한국인들이었다.

관광수지 적자폭 확대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액은 354억달러였는데 관광수지가 `제로'만 기록했어도 479억달러 규모의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쓰여져 내수 경기 활성화에 기여해야 할 돈이 외국 소비 시장에서 쓰여지고 있으니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관광수지 흑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지난 설 연휴만 보더라도 인청공항에서 국외 여행을 떠난 사람은 하루 평균 19만5300명으로 1년 전보다 53%나 증가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여행을 외면하는 이유가 뭔지, 있다면 어떤 콘텐츠나 전략을 짜서 유치를 해야하는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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