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예술가의 꿈
미래 예술가의 꿈
  • 강석범 청주 복대중 교감
  • 승인 2024.03.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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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강석범 청주 복대중 교감
강석범 청주 복대중 교감

 

내 전공이 미술이다 보니, 주변에서 미술, 음악을 비롯한 예술영역 전공에 대한 의견을 많이 묻는다. 대부분 질문이 `내 아이가 예술에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전공을 시켜도 될까?' 하는 궁금함이다.

내가 질문을 한다. “혹시 아이가 예술가로서 나중에 어떤 모습이길 기대하시나요?” 이 대목에서 재밌는 건 처음에는 “그냥 아이가 행복하면 되죠? 그거면 됩니다.”라고 말씀하신다. “에이~ 그래도 결국 먹고 사는 문제도 생길 텐데 예술만 한다고 행복할 수 있겠어요?” “네~ 그것도 맞는 소리긴 하고, 그래서 생각만 해본 건데….” 그러면서 속내를 솔직히 말씀하신다. “솔직히 서울대나 한국예술종합학교 같은 곳 들어가 기회 되면 유학 다녀와 대학교수를 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빙고! 정답이다. 미술이건 음악이건 미래 예술가를 키우는 부모님들의 희망은 딱 `대학 교수님'이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어릴 때도 그랬다. 미래의 미대 교수님을 꿈꾸며 미술학원에서 밤늦도록 그림을 그려댔던 수많은 나날이 생각난다. 특별한 이유도 없다. 아마도 그게 가장 성공적인 일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꼭 이유를 대라면, 아마도 그게 사회적 통념상 가장 멋진 일이라 학습 되었던 게 아닐까….

사실, 현대사회에서 예술가가 예술 행위로 인해 예술적 행복과 경제적 행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부분은 극소수 예술가들이다. 정말이지 몇몇 일부에 국한된 일이고, 대부분 예술가는 젊은 패기로 그리고 자존감으로 배고픔을 이겨내 보고 있다. 그게 예술가로서 정의로운 일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개인적 문제로 넘기지만 결국 많은 예술가가 경제적 행복 지수에서 멀어지다 보니 `예술대학 교수'는 지금의 현실에서도 꿈의 직업이요, 일종의 성공 증표다. 그러니 어쩌면 예술 활동 정착지쯤?으로 충분히 여길 수도 있겠다.

내 아들이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다. 뭐 늘상은 아니지만 내가 미술은 전공했으니 `예술'이라는 넓은 틀 안에서 비교적 많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어느 날 “아들! 너는 나중에 어떤 음악인이 되고 싶냐?” 했더니,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일단 의미 없는 `in seoul'은 싫고요, 기회 되면 아빠처럼 선생님 하면서 아이들에게 음악도 가르치고, 피아니스트로 열심히 연주하며 살고 싶어요” 호호호 아이한테는 살짝 미안한 말일 수도 있지만, 아빠인 나로서는 만점짜리 정답이다. 미래에 교사가 될 수 있을지 여부는 모르겠고, 내가 교직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즐겁게 지내니, 아빠 닮아 녀석도 그리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아직 먼 얘기지만 말이다. 그러면서 녀석이 또 중얼거린다.

“아빠, 내 친구는 꿈이 `레슨 선생님'이래요. 좋은 대학 가서 유학 다녀와 레슨 하면서 돈 많이 벌고 싶대요, 그동안 레슨비로 나간 돈이 수억이라며, 본전 꼭 뽑아야 한 대요. 엄마도 그래야 한다고 했대요” “농담이겠지 녀석아~” “아녜요, 우리 반에 그런 애들 많아요. 나중에 레슨 선생님 해서 돈 많이 벌겠다고….”

거참 세월 따라 예술가의 꿈과 희망도 많이 변해가나 보다. 콕 집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미래 예술가들의 꿈이 레슨 선생님이라…. 하긴 아이들의 입장에서 볼 때, 요즘 워낙 레슨비가 비싸다 보니(특히 서울의 경우) 그 계산만 한다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싶다. “아빠, 근데 서울에서 레슨받으려면 얼마나 들어요?”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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