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물가 고공행진 서민은 힘들다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 서민은 힘들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4.02.15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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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이형모 선임기자

 

소득은 늘지 않는데 먹거리 물가가 치솟아 서민 생활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1월 식료품 물가는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 2.8%의 두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식료품 물가는 사과·배 등 과일이 견인하고 있다.

과일 물가가 26.9% 올라 2011년 1월(31.2%)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체 물가 상승률(2.8%)에 대한 과일 물가 기여도는 0.4%p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높은 과일값은 지난해 이상 고온에 따른 공급량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서민들이 고물가를 체함하는 대표적인 품목 중의 하나인 사과와 배는 평년 도매가격과 비교해도 각각 89.5%, 51.2%가 급등했다.

대체 과일 수요가 증가하면서 감귤, 대추 방울토마토, 샤인머스캣도 1년 전보다 가격이 크게 올랐다.

과일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정부는 과일 비축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고 수입 과일에는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공급 할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지만 시민들이 현장에서 이를 즉각 느끼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트에서 물건을 만지작거리다가 가격표를 보고 발길을 돌리는 광경이 일상이 된 지는 이미 오래다. 실제로 주요 먹거리 가운데 가격이 뛰지 않은 제품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사과, 배 등 과일은 물론이고 우유, 치즈, 계란에서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식재료 가격이 올랐다.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고 여겼는데 또 오르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쪼그라졌다.

일단 지표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안정세라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체감하는 데는 온도 차가 있다.

외식하기 겁난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월 충북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가운데 김밥, 삼계탕, 김치찌개 등 3개 품목 가격이 지난해 12월보다 올랐다.

물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크다. 무엇보다 지난달 물가를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한 석유류 가격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77.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82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은 유가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로 이어져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용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최근 유가 불안, 높은 생활물가 등을 언급하며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물가는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문제다. 소득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물건 가격만 오르면 실질소득은 그만큼 감소해 생활이 궁핍해진다. 수치상으로 물가 상승이 둔화했다고 하지만 실생활에서 이를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한다는 시민들이 아직도 많다.

경기회복의 마중물 격인 재정의 역할이 긴요하다. 지방자치단체도 민생경제의 활력을 높일 수 있도록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중심으로 재정의 조기집행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울러 서민 생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적극적인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

물가를 지도하거나 통제하는 시대는 지났지만 물가불안요소 사전 차단 등을 통해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노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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