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탄생 - 니콜라 테슬라 기록물
전기차의 탄생 - 니콜라 테슬라 기록물
  • 양주희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전문관
  • 승인 2024.02.07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포럼
양주희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전문관
양주희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전문관

 

전기차는 과거에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존재였지만 지금은 어느 도로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2003년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 공동으로 설립한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Tesla)'는 유럽, 북미, 아시아 등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유행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2004년 일론 머스크가 약 635만달러의 자금을 투자하였고 2007년부터 테슬라 CEO로 영입되면서 수익성보다 판매량을 우선시하는 경영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특히 일부 모델의 가격을 잇달아 내리고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는 등 전기 자동차 보급 확대와 대중화에 힘을 쓰면서 현재도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테슬라'는 세르비아계 미국인 발명가, 물리학자이자 전기 공학자인 니콜라 테슬라(1856~1943년)의 업적을 기리고자 회사 설립 당시 그의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니콜라 테슬라는 1884년 에디슨 연구소에 입사했지만, 교류방식을 두고 에디슨과 대립하다 퇴사하면서 본격적인 전류전쟁(War of Currents)이 시작되었다. 에디슨이 주장하는 직류 교류방식은 120V의 직류로 전기를 생산해 전압을 높이기가 어렵지만 테슬라가 발명한 다상 교류(주파수는 같으나 위상이 다른 여러 개의 기전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방식)는 상대적으로 전압을 높이기가 쉬워 대량의 전기를 먼 거리까지 보급할 수 있다. 소위 에디슨 vs 테슬라의 전류전쟁은 1896년 나이아가라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40㎞ 떨어진 미국 버펄로시까지 보내면서 교류방식의 승리로 일단락되었다. 이렇게 본격적인 교류방식 시대가 열리게 되면서 뉴욕시의 도로, 철도, 지하철이 운영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현대 전기의 대부분은 교류 송전 방식으로 운반한다.

니콜라 테슬라는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풍부한 과학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효율적인 전력 전송과 무선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교류 전기를 사용해 고전압을 만들어 내는 변압기의 한 종류인 `테슬라 코일(Tesla coil)'을 발명하였다. 당시 기술 인프라 부재와 자금난 문제로 무선 전송을 실현하지 못했지만 교류 모터 이외에도 모든 고주파 장치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된 테슬라 코일은 현재 무선 통신, 무선 충전, 고주파 기기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그의 참신한 관점 덕분에 여러 가지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되면서 현대 문명은 라디오·레이더·텔레비전, 그리고 각종 모터, 고주파 전기장·자기장, 코일·컴퓨터 등과 같은 현대 기술의 산물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200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니콜라 테슬라 기록물(Nikola TESLA's Arc

hive)은 원고, 사진, 과학 및 특허 관련 문서 등 고유한 컬렉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 세계의 전기 역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니콜라 테슬라 박물관은 고압 변전기, 테슬라의 다중화 시스템인 전기의 생산, 송전 및 전력 유통을 보여주는 수력발전소 모델과 무선 자동화 보트 등 그의 놀라운 발명품과 개인물품들을 소장하고 관리한다. 테슬라의 기념 수집품에는 테슬라의 발명품 작업 모델뿐만 아니라 테슬라의 모자, 신발, 데스마스크, 유골이 담긴 항아리도 보관하는 등 개인적이고 독특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매년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고 한다.

일론 머스크가 과학 문명 발전에 크게 기여한 니콜라 테슬라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니콜라 테슬라 박물관에 100만 달러의 기금을 기부한 것을 보면 그의 열정과 업적, 천재성을 얼마나 높이 사는지 알 수 있다. 1961년 국제순수 및 응용물리학 연맹(IUPAP)의 표준단위 및 그 정의에 관한 위원회는 테슬라의 이름을 딴 T(Tesla)를 자기장의 세기를 나타내는 공식 단위로 지정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발명에 모든 것을 바쳤던 테슬라는 1943년 뉴욕의 한 호텔에서 외롭게 숨을 거뒀지만, 세상은 시대를 앞서간 발명을 주도했던 그를 잊지 않았다. 전기를 이용한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었던 테슬라의 이름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게 되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