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 앞서 마음부터 비우길
창당 앞서 마음부터 비우길
  • 권혁두 기자
  • 승인 2024.01.14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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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권혁두 국장
권혁두 국장

 

4·10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추진하는 `개혁신당'은 오는 20일 창당대회를 예고했다.

당원 5만을 돌파하고 여론조사에서 10%대를 넘나드는 유의미한 지지율까지 얻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조응천·김종민·이원욱 의원 등 민주당 탈당파도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깃발을 올린 류호정·금태섭 등 전·현직 의원의 `새로운 선택'과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 희망'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이 연합해 양당과 각축하는 제 3지대 `빅텐트'가 성사될 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제 3지대에 완충구역을 구축해 거대 양당의 혐오정치에 숨통이라도 틔우겠다는 이들의 변은 중도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여당은 `용산 부속실', 야당은 `대표의 사당' 소리를 듣고있는 정당 부재의 시대에 대한 환멸도 크다. 여론조사에선 지지 정당 없는 중도층이 30%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이 외치는 양당 정치의 종식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에 대한 성토, 온갖 수사로 치장한 명분론만으로 이뤄질 리 없다.

국민은 지난 2016년 호남 지역 의석을 석권하고 정당 득표율 2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의 참혹한 실패를 기억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다당제의 새 지평을 열기를 기대하며 전폭적 지지를 보냈으나 국민의당은 당권과 대권 싸움으로 허송세월을 보내다 대통령선거에서 참패하고 2년만에 공중 분해됐다.

가치 공유없는 산술적 결합이 빚은 필연적 결과였다.

쓰디쓴 배신감을 맛봤던 유권자들은 이제 제 3당 주창자들의 미사여구에 더 이상 현혹되지 않는다. 유권자들은 미래를 전제한 구호나 선언보다 당장의 행동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지금 창당에 앞장서는 인사들은 지역구로 나가 일전을 벌일지언정 비례대표 명부에 이름을 올려선 안된다.

그 자리는 유권자들을 감동시킬 신진들로 채워져야 한다.

대권욕을 의심받는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의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도 필요하다. 그래야 두 사람이 탈당 및 창당 명분으로 국민에게 강조한 `새로운 정치의 구현'이 설득력을 얻을 수있다.

총선을 밥상으로 여겨 숟가락 싸움이나 하다가는 참담한 퇴장을 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다행인 것은 두 거대 정당이 신진 정당들의 강력한 우군이 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천을 앞두고 두 당에서 벌어지는 행태가 그렇지않아도 흔들리는 중도의 동요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후보자 검증위원회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혐의로 지난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과 뇌물·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노웅래 의원을 검증 통과자 명단에 올렸다.

친명 핵심 조정식 사무총장과 김병기 검증위원장 지역구에 도전장을 냈다가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윤식 전 시흥시장과 이창우 전 서울 동작구청장·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친명 공천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비명계 지역구를 겨냥한 `자객 공천' 징후도 감지된다.

여당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실 출신 출마 희망자가 30여명에 달한다는 소식이다.

한결같이 보수 텃밭인 영남과 서울 강남의 당선이 보장된 선거구를 노리고 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있는 `찐윤' 이철규 의원이 공천관리위원까지 겸직하며 용산의 입김이 공천에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도 돌고있다.

두 당의 오만으로 불공정 편파 공천이 현실이 될 경우 신당은 호기를 맞을 수 있다.

단 민심을 반영한 혁신적이고 공정한 공천과정을 거쳤을 때 가능한 얘기다.

중도 유권자들의 반명·반윤 정서에 안주해 공천권과 주도권 다툼을 벌인다면 종착지는 뻔하다.

신당 다운 개혁 정책과 비전의 제시도 중요하지만 거대 양당과 선명하게 차별되는 공천의 실천이 급선무다.

닻을 올린 신당들이 지지자들까지 증오심에 빠지게 하는 사생결단의 양당 독과점 정치가 청산되기를 기대하는 유권자들의 가슴을 울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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