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지휘자와 함께 도약하는 청주시립교향악단
여성 지휘자와 함께 도약하는 청주시립교향악단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4.01.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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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2023년 12월21일 오후 7시30분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184회 정기연주회를 관람하였다. 청주시립교향악단 제11대 예술감독 겸 상임 지휘자인 김경희 지휘자의 취임을 축하하는 음악회였다. 국내 교향악단 첫 여성 지휘자인 김경희 상임 지휘자가 취임 후 첫 공연을 선보였다.

청주에서는 처음 여성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청주 시립교향악단 단원들과 첫 호흡을 맞추는 중요한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포스터에도 처음의 시작을 알리는 `THE FIRST'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이날따라 몹시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부는 날이라 청주시민들이 얼마나 올까 하는 불안한 마음도 가지며 예술의전당에 들어갔다. 추운 날씨 때문에 관객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공연장 안은 빈틈없이 청주시립교향악단을 사랑하는 음악팬들로 꽉 차 있었다.

김경희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베르디의 `시칠리아의 저녁 기도 서곡',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제5번'을 청주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고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는 요즘 국내에서 최고로 잘 나가는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시벨리우스`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를 협연한다.

음악을 시작한다는 공이 울리자 단원들이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착석했고 곧이어 검은색 정장으로 단아하게 차려입은 김경희 지휘자가 지휘단 위로 올라섰다. 첫 곡은 베르디의 `시칠리아의 저녁기도 서곡'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이 곡은 아마도 우리나라에선 2022년도에 국립오페라단이 초연한 곡으로 기억한다.

나도 청주에서는 처음 들어 보는 곡으로 오케스트라의 선율 속으로 점차 빠져들기 시작했다. 서곡이 끝나고 바이올린 협연자인 임지영이 무대에 올랐다.

임지영은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20세의 어린 나이에 한국인 최초로 1위를 하며 이름을 알린 바이올리니스트로 임지영이 청주시향단원들과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를 협연하였다.

북유럽의 음산한 기운, 신비로운 마력의 협주곡을 아름다운 바이올린 연주자가 관객 모두를 그녀의 마력에 푹 빠지게 했다. 협주곡이 끝나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프로코피에프의 `교향곡 제5번'을 김경희 음악감독의 지휘로 연주하였다.

이 곡은 프로코피에프가 그 생애에서 작곡한 가장 훌륭한 작품이며 또한 서정적, 서사적 교향곡이라는 방향을 제시한 현대음악의 백미로 인정받고 있는 곡이다. 곡이 너무 사실적이고 과감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가녀린 여성 지휘자의 힘차고 정확한 비트였다.

음악의 강박과 셈 여림이 너무나도 섬세한 연주였다.

연주보다 더 좋았던 것은 단원들과 지휘자의 교감이었다. 그것은 연주하는 단원들의 표정에서 느낄 수 있었다. 현악 연주자들이 지휘자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 당신을 믿겠다', `우리 교향악단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연주를 하는 것이 내 눈 안에 가득히 들어왔다.

이젠 청주시립의 음악이 한 층 업그레이드 될 것 같다. 열심히 연주하는 악단에 훌륭한 지휘자가 모였으니 올해는 교향악 축제까지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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