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좋을까
어쩌면 좋을까
  • 김기자 수필가
  • 승인 2024.01.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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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김기자 수필가
김기자 수필가

 

TV뉴스를 보다가 놀라고 말았다. 지나간 한 해 동안 조사에 의하면 아기유모차 보다는 반려동물의 유모차가 더 많이 팔렸다는 소식에 그만 충격을 받은 것이다.

가뜩이나 저 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터에 마냥 지나칠 일만은 아닌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을 맛보아야 했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고 권리라 해도 그로 인해 뒤따르는 사회적인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앞날을 내다본다면 이는 필시 대책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게 분명하다.

각 지자체마다 아이를 낳으면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등 여러모로 대안을 내 놓지만 아직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보이고 있어서 안타깝다. 말해 무엇 하랴. 내가 사는 곳과 인접한 면소재지에서는 지난 해 출생신고가 한명이었다고 해서 적잖은 충격이었다.

얼마 전 딸애가 친정에 왔을 때의 일이다. 아기 분유를 사기위해 동네의 제법 큰 마트로 달려갔다.

웬걸, 요즈음은 아기분유며 아기기저귀는 수요가 없어서 지명도가 높은 대형마트로 가라한다. 하는 수 없이 그곳으로 가서 구매를 하며 변해버린 현실을 직접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그에 비해 반려동물들의 용품이며 사료는 동네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그만 고개를 흔들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에 대해 무조건 반기를 들지는 않겠다.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나누어주는 경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들에게 외로움을 달래주는 모습은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람과 같은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고들 있다지만 그러나 한 번쯤 돌아보아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급속한 인구감소의 추세 가운데 어디까지나 세상이 균형을 잃지 않으려면, 더구나 결혼에 이르렀거나 적령기 세대들에게는 심오한 판단을 구해야 할 것만 같다.

지난날 어른들의 말씀이 잊혀 지지 않는다.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단칸방에서부터 시작한 결혼생활은 어쩔 수 없이 내 삶을 여물도록 한 게 분명하다. 내 집 장만이라는 거대한 목표아래 절약을 배웠고 몸에 익히도록 만들어 놓았다.

결과는 헛되지 않았고 나이만큼의 여유로움에 닿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이비부머라고 하는 세대로서 오늘의 실정을 볼 때 눈에 거슬리는 일들이 자꾸만 생겨나니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가끔씩 혼자서 중얼거린다. 가까이에서 자라나는 내 손주들을 보며 쏟는 소리이다.

그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미래가 어찌 될지 걱정이라는 푸념을 잔뜩 퍼붓고만 싶어진다.

온전히 건재해가는 사회에서 모두가 살기 위해서는 저마다 겪어내야 할 주어진 무게를 피하지 말기를 하는 바람이다.

차츰 거슬러 올라가 기성세대로서의 책임의식을 피하지 못하는 입장이 들기도 한다.

핵가족화 되면서 사회상은 다양하게 변모 했다. 아이를 적게 낳다보니 모두가 왕자와 공주인 셈이다.

이리 귀하게 자라는 동안 온실 속의 화초처럼 약해지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본다.

만약 힘든 상황에 닥치면 지나온 우리세대와는 차이가 확실히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제 서로가 조금씩이라도 생각을 바꾸었으면 좋겠다.

지나치지 못하는 TV뉴스가 자꾸만 눈을 당기고 있다. 농촌뿐만 아니라 서울에서조차도 학교가 문을 닫는 곳이 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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