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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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 승인 2024.01.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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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오승교 중원교육문화원 사서

 

얼마 전 예쁜 딸 아이가 태어났다. 이제 막 한 달을 넘은 아기는 모든 의사 표현을 울음으로 대신한다. 하지만 우리는 우는 아기를 보며 이상하다고 하거나 다그치지 않는다. 아기의 울음은 지극히 정상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어떤 울음인지 분석하고 해석하느라 매일 분주한 삶을 보내고 있다.

소설 `아몬드'(손원편 저)는 `알렉시티미아'라는 선천적으로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소년 선윤재의 이야기이다.

윤재가 16세가 되던 생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묻지마 살인이 발생했다. 할머니는 현장에서 사망하고 엄마는 식물인간이 되었다. 한순간에 윤재는 자신의 유일한 보호자였던 두 가족을 잃게 된다.

사건은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었고, 윤재 또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눈앞에서 발생한 할머니와 엄마의 사고에도 초연한 윤재가 화제가 된 것이다. 덕분에 조용히 지내고 싶었던 학교생활은 무너지고 친구들의 집중 관심 대상이 되어 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곤이라는 학생이 전학 온다. 곤이는 어렸을 때 부모님과 갔던 놀이동산에서 부모님을 잃어 버리게 된다. 그 후 떠돌이 생활을 하며 거친 삶을 살아오다 친아빠를 찾으며 지금의 학교로 오게 되었고 윤재와 만나게 된다. 곤이는 일명 `문제아'로 인식되어 학교에서 선생님과 학생들의 기피 대상이 된다.

윤재와 곤이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아오며 나름의 삶의 방법을 터득한다.

윤재는 자신의 감정불능증이 드러날까 봐 최대한 사람들과 섞이지 않는 방법을 선택했다. 반면 곤이는 자신의 약점이 드러날까 봐 오히려 더 남들보다 센 척을 통해 자신을 강하게 드러내며 살아왔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둘은 사회적 편견에 소외되어 있는 자신들을 보게 되고 힘겹게 서로에게 유일한 친구가 된다.

어린 아기가 다른 아이보다 많이 울어도 우리는 당연하게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어떤 울음인지 파악하기 위해 더욱더 관심과 주의를 기울인다.

아기 때 울지 않고 자라난 어른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소설 속 윤재와 곤이는 우리 사회에 서툴지만 자신만의 울음으로 불편함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사회는 윤재와 곤이의 울부짖음에 편견과 선입견으로 맞서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아기의 울음을 대하듯 관심과 사랑으로 귀 기울인다면 우리 사회에 곤이도 윤재도 문제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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