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행복한가
우리는 행복한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3.12.20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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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쫓기며 살아온 한 해. 또다시 후회한다.

잘살고 있는지,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원하는 목표를 이뤘는지 반성문을 쓴다.

팍팍한 삶을 탓하며 팔자 타령, 이름 타령을 해보지만 달라지지 않으니 입만 아프다.

행복의 비결에 대해 법정스님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에 있다”며 “인간을 제한하는 소유물에 사로잡히면 소유의 비좁은 골방에 갇혀 정신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 작은 것과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녹록지 않은 현실, 우리나라 청년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을 보면 2018~2021년 기간 20대 이하 가구주의 가구소득은 감소했고 부채는 다른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자산 중 전·월세 보증금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전체 가구소득은 2018년 4567만원에서 2021년 5022만원으로 증가한 반면 20대 이하는 같은 기간 3363만원에서 3114만원으로 7.4% 줄었다.

그러나 60대 이상의 가구소득은 같은 기간 22.5% 증가(2604만원→3189만원)했고 21년에는 20대 이하 가구주의 가구소득이 가장 낮았다.

부채는 전체 가구의 부채 보유 비율은 2018년 64.1%에서 2022년 63.3%로 큰 변화가 없으나 20대 이하는 같은 기간 50.8%에서 60.4%로 9.6%p 증가했다. 꿈많은 청춘이 빛나기는 커녕 빚지는 삶을 살아가는 데 행복할 리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대학 입시를 향해 달려야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은 어떨까?

우리나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은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 세계 81개국(회원국 37개국, 비회원국 44개국) 69만명(한국 186개 학교 6931명 포함)이 참여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2'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회원국 중에는 수학 1~2위, 읽기 1~7위, 과학 2~5위를, 전체 81개국 중에서는 수학 3~7위, 읽기 2~12위, 과학 2~9위로 높은 순위를 나타냈다.

3개 영역 평균점수는 수학 527점(OECD 평균점수 427점), 읽기 515점(〃 476점), 과학 528점(〃 485점)으로 수학의 경우 OECD 평균점수보다 100점이 높다.

성적이 뛰어난 우리나라 학생들은 그런데 행복해 하지 않는다.

삶에 대한 만족도에서 우리나라 학생 22%(OECD 평균 18%)가 `삶에 불만족하다'고 답했다.

이들은 삶에 대한 만족도(10점 만점) 질문에 삶에 대해 불만족한 것으로 여겨지는 `0~4점'을 줬다.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공개한 `2023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스스로 매긴 행복도 평가는 5.951점(10점 만점)으로 전 세계 137개국 중 57위에 그쳤다.

1위인 핀란드(7.804점)와 비교하면 1.853점 낮고 OECD 38개국과 비교하면 가운데 끝에서 네번째다.

청년들은 빚에 허덕이고 청소년은 학업에 치이고 국민은 고물가에 숨을 제대로 쉴수가 없다.

정부는 19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내년부터 2028년까지 적용되는 `제3차 사회보장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2028년까지 국민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7.0점(10점 만점·2022년 6.5점)으로 높이고, 상대빈곤율은 11.3%(2021년 15.1%)로 낮추고, 건강수명은 73.3세(2022년 70.9세)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거창한 청사진으로 국민의 행복을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성적으로 줄 세우고 빚에 발목 잡힌 청춘들에겐 행복도 사치로 느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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